<화제의책>"히치콕과의 대화" 프랑스와 튀뤼포 지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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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사이코』『새』『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등의 작품을 통해 「서스펜스의 거장」으로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영국출신 영화감독 앨프리드 히치콕의 예술혼과 작품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책.
영화비평가이자 감독으로 프랑스 누벨바그의 기수였던 저자가 지난62년 히치콕과 50시간 이상 동안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보완했다.두사람은 히치콕이 만든 영화 54편을 연대순으로 하나하나검토해 나간다.
영화를 처음 구상했을 때의 상황,각본의 준비와 스토리의 구조,실제 제작에서 부닥쳤던 연출상의 문제들,처음에 가졌던 기대와예술적 결과에 대한 히치콕 스스로의 평가등을 담고 있어 히치콕영화의 전모를 이해하는데 훌륭한 단서들을 제공 한다.
이책은 특히 히치콕이 「서스펜스 스릴러」 전문의 흥행감독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한다.그의 영화세계는 죄의식과 공포를중심으로 한 서스펜스라는 형식에도 불구하고,인간의 욕망과 종교적 도덕간의 갈등,성의 억압과 왜곡,그리고 인간 존재의 불안이라는 잠재의식의 심층까지 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이는 인간심리에 대한 예리한 통찰과 정교한 내러티브 구성,그리고 테크닉에 대한 고도의 이해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신체적 열등감과 고독감을 창작에 대한 열정으로 승화시킨 한 예술가의 끝없는탐구와 노력을 엿볼수 있다.〈곽한주-이채훈 옮김.한나래.4백87쪽.1만2천원〉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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