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성수대교붕괴사고 10명 의경의 목숨건 구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성수대교 붕괴사고는 어처구니없는 참사였지만 다리 아래로 떨어진 차안에 타고있던 의경 10명이 부상한 몸을 이끌고 목숨을 건 구조활동을 해 수많은 생명들을 구해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경찰청 제3기동대 40중대 소속 최충환(崔忠煥.23)의경등 10명은 경찰의 날을 맞아 우수중대원으로 선정돼 상을 받으러 가던 중이었다.
『모두들 기분이 들떠 웃고 떠들며 좋아하고 있었어요.한데 갑자기 앞에 가던 16번 버스 바퀴쪽에서 콘크리트 더미와 철근들이 튀어올랐어요.
다리 상판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고 버스는 가운데 부분에서 대롱대롱 매달렸다가 뒤집혀 지면서 떨어져 내렸습니다.』 崔의경이 목격한 상황이다.이들을 태운 베스타승합차는 상판과 함께 다리아래로 떨어졌지만 다행히 차가 뒤집혀지지 않아 목숨을 잃은 사람은 없었다.
『수라장이었어요.저희들도 온몸이 쑤시고 아팠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앞에가던 버스가 거꾸로 뒤집힌채 납작하게 돼 있는 겁니다.「사람을 살려야한다」고 누군가 소리쳤고 저희들은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일제히 차밖으로 튀어나갔어요.』 떨어져 내린 상판위에는 의경들외에도 프라이드운전자 신명언(29)씨와 세피아운전자김몽서(35)씨 등이 차안에서 간신히 기어나왔다.우그러진 버스를 보고 함께 서둘러 구조작업에 나섰다.
崔의경등은 여기저기 뒤얽혀 신음을 지르고 있는 여고생등 10명을 우그러진 차창을 깨고 간신히 구해냈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야돼.』누군가 소리쳤고 이들은 일제히옷을 벗어 엮어 구조줄을 만들었다.
강준식(21)의경등 수영을 잘하는 4명이 강물로 뛰어들었고 허위적거리며 떠내려가던 여고생2명과 20,30대 회사원2명,40대 아주머니2명등 6명을 건져냈다.
『구조된 아주머니 한분이 몹시 떨면서 주기도문을 외우시더군요.나는 이제 괜찮으니 다른 사람들을 구조해 달라고 하면서요.』1시간뒤 구조선이 오고 헬기가 도착하자 이들은 일제히 탈진해 쓰러졌고 응급처치를 받은뒤 병원으로 후송됐다.
〈張世政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