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먼거리 학교' 배정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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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부산의 지역간 학생 불균형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과밀 학급이 증가하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학생이 줄어 다른 지역 학생을 받는 학교도 늘고 있다. 신흥 주택단지는 학교가 모자라고 기존 도심은 학생이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해운대 신시가지는 인구 10만1천 명에 이르면서 교육환경은 최악의 상태다.

부흥고.신도고.양운고 등 3개 일반계고 신입생의 경우 학급당 인원(남학생)이 39명으로 결정됐다. 여학생은 학급당 36명이다.

교육부의 올해 학급당 권장인원(35명) 보다 많다.

신시가지 남자 졸업생 2백13명은 20여㎞ 떨어진 남구 대연동 대연고.동천고에 배정됐다. 신시가지 내 학교가 부족해서다.

대연고 관계자는 "신입생의 3분의 1 가량이 해운대에 사는 학생"이라며 "남구에는 학생이 모자라 다른 지역에서 배정을 받아야 학급을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북구 화명.금곡 주거단지도 마찬가지다. 화명고.금곡고에도 올 신입생 인원을 학급당 39명이나 배정했다. 단지내 학교에 배정받지 못한 4백57명은 낙동고.성도고 등 10여㎞ 떨어진 학교에 다녀야 한다.

학교배정이 끝난 지난 주말부터 지역교육청 등에 먼거리 학교에 배정된 학부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반면 영도구 내 광명고.부산남고는 신입생의 학급당 인원이 29명에 불과하다.

영도구에선 입학할 학생이 적고 다른 구에 사는 학생을 이곳으로 배정할 경우 반발이 심할 것으로 우려되자 아예 학급당 인원을 줄였다.

또 강서구 강서고, 동구 부산고.금성고, 부산진구 동성고.동고도 학급당 30명에 그치고 있다.

동성고.동고 등은 10여㎞ 떨어진 부산진구 주례동 등에서 학생을 받아 학급당 30명이라도 채웠다.

부산시교육청 김혁규 장학사는 "학교는 옛 도심에 많지만 외곽 새 주거단지로 이동하는 학생은 계속 늘고 있다"며 "학교 소재지와 학생 거주지 간에 불균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설동근 교육감은 학부모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교육청 홈페이지에 올린 '일반계고 신입생 학부모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원거리 배정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급당 인원을 지역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했다"며 "배정 결과에 만족스럽 못한 점이 있더라도 양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실정은 초등.중학교도 비슷하다. 해운대 해강초등 등 대단위 아파트단지 내 학교에는 학급 정원이 40명 안팎에 이르지만 강서구.동구.영도구 등의 초등.중학교는 20여명에 불과하다.

학부모와 일선 교사들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경우 입주이후 학교 부족현상이 없도록택지 조성 단계에서 학교건립계획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의 초중고 신입생 배정은 40%는 근거리 원칙에 따른 선 지원자 우선으로, 나머지는 추첨을 통해 이뤄진다. 부산시교육청은 올해 초.중등학교의 학급당 인원을 초등 35명, 중학 36.5명, 고교 35명으로 편성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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