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지율 이명박 40% 이회창 19% 정동영 1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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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20일부터 사흘간 지역별로 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대선 판세를 집중 점검했다.<본지 11월 20~22일자 1면>

후보 등록 직전까지 나타난 모든 변수를 고려해 지역 단위 표심을 정확히 잡아내기 위해서였다. 본지는 지역별 조사결과를 종합해 전국 판세를 재분석했다.

그 결과 전국의 대선후보 지지율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40.3%를 차지해 가장 높았다. 이어 이회창 무소속 후보 19.2%,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12.7%,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5.7%,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3.1%, 민주당 이인제 후보 1.2% 순이었다. '없음/모름/무응답'은 17.3%였다.

1987년 이후 실시된 네 차례의 대선과 비교할 때 후보 등록일(25~26일)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1~2위 지지율 격차는 매우 큰 편이다. 특히 서울의 격차가 31.1%포인트로 가장 컸다. 서울시장 재직과 '청계천 효과'에 힘입어 이명박 후보는 47.3%를 기록하며 이회창 후보(16.2%)를 세 배가량 앞섰다. 대구.경북이 24.3%포인트, 인천.경기가 23.8%포인트 차이였다. 수도권과 대구.경북이 이명박 대세론의 근거지임을 알 수 있다. 정동영 후보(35.3%)가 1위를 달리는 호남에서 이명박 후보는 2위(13.1%)를 차지했다.

'BBK 사건의 검찰 수사 결과가 어떤 영향력을 미치느냐'는 선거 막판의 최대 변수다. 이에 대해선 이 후보의 연루 의혹이 드러날 경우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응답이 39.8%, '그래도 계속 지지할 것'이 57.3%였다. 이 후보 지지자 10명 중 4명은 '지지 철회', 6명은 '계속 지지'로 나눌 수 있다. 지지 철회자의 절반 정도인 53.0%는 이회창 후보를 대안으로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지역 민심의 기준점"=지역별 판세 분석에 대해 김지연 미디어리서치 이사는 "지역 민심에 대해 일방적 주장이 많았는데, 정확한 판세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이상일 TNS코리아 이사는 "불확실성이 증가한 대선 국면의 지형도를 세밀하게 관찰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 이사는 "전국 판세와의 차이점과 유사점 분석, 과거 조사와의 비교 등이 포함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번 지역별 판세 분석에선 강원.제주가 빠진 것이 한계점이다. 이 지역이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19~21일 6개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의 대상자는 총 3487명이었다. 1회 실시된 조사로 가정할 경우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서 ±1.7%포인트다.

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

◆전국 민심과 지역 민심=지금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는 '전국 민심'에 초점을 맞춰왔다. 조사 대상이 1000명이고, 이 때의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6%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야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 전국 1000명으로 여론조사를 할 경우 수도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표본은 100명 안팎에 불과하다. 이 때의 오차범위는 ±9.8%포인트나 된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20%포인트 이상 차이 나야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지역별 조사 대상자를 500명 이상으로 해야 '지역 민심'을 제대로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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