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결산 3.한국스포츠의 허와실 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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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92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핸드볼 아시아대표 최종선발전이 열리던91년 8월의 히로시마 히가시스포츠센터.결승전에서 한국과 일본이 엎치락 뒤치락하는 혼전을 벌이던중 종료 4분을 남기고 덴마크-독일 심판조가 한국측에 유리한 호각을 불었다 .
일본선수의 오펜스 파울.스코어는 24-23으로 한국이 박빙의리드를 지키고 있었음에도 분위기는 일본쪽으로 기울고 있었다.일본은 파울 두개를 얻어맞고 일순간에 두점을 헌상,26-23으로점수차가 벌어지면서 올림픽행 티켓은 한국의 손 에 쥐어졌다.
히로시마아시안게임을 치르면서 스포츠외교란 단어가 또다시 등장하고 있다.메달경쟁에서는 물론 경기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외교력없는 경기력은 절대 금메달을 보장해주지 못한다.이는 국제스포츠 무대의 드러나지 않는 관행이다.
91년 한.일전 당시 국제핸드볼연맹(IHF)집행이사이자 아시아연맹 수석부회장인 김종하(金宗河)명예회장이 본부석 중앙에 자라잡고 앉아 심판진에 무언의 실력행사를 벌였다.국제심판을 안하려면 몰라도 핸드볼계에서 金회장의 비위를 거스르면 서까지 한국에 불리한 호각을 불 심판은 없다.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유도 71㎏급 한국의 정훈(鄭勳)과 일본도야마의 결승전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정훈은 초반 효과를 얻어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었으나 중반이후체력이 달려 계속 수세에 몰렸다.관중석과 일본 코치진은 인도네시아인 심판이 鄭에게 주의(효과)를 안준다고 아우성이었다.이번대회 심판배정 권한은 아시아유도연맹 경기위원장인 김정행(金正幸)대한유도회 부회장의 전권사항.金부회장이 친한파인 인도네시아인심판을 배정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한국스포츠는 88올림픽을 거치면서 외교력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룩했다.IOC부위원장인 김운용(金雲龍)이라는 거목도 이때우뚝 등장했다.현재 국제경기단체 임원만해도 국제정구협회 박상하(朴相何)회장을 비롯해 국제축구연맹 정몽준(鄭夢 準)부회장,국제복싱연맹 김승연(金昇淵)부회장등이 해당종목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은 작게는 심판배정이나 판정에서부터 크게는 조편성및 주요국제대회 유치에 이르기까지 친분도.권위를 이용한 영향력 행사로한국스포츠 발전에 애쓰고 있다.
그러나 한국스포츠 외교는 이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김운용회장에의 의존도가 너무 높은 불안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申東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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