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문학>英 거장 포사이스의 新作 "神의 주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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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영국의 추리거장 프레드릭 포사이스(56)가 3년만에 내놓은 신작"신의 주먹"(전2권)이 도서출판 세한기획에서 번역돼 나왔다. 원제 "THE FIST OF GOD" 지난5월 미국에서 동시출간된 이래 10주동안 뉴욕타임스紙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킨 화제작이다.
「1990년 3월22일,브뤼셀에서 천재적인 총포 설계가 제럴드 불 박사가 암살됐다.
불은 이라크 사담 후세인을 위해 일해온 사람이어서 서방 정보기관의 시선은 이 의문의 죽음에 집중된다.
그로부터 5개월 뒤 사담 후세인은 쿠웨이트를 무력 점령하고 이라크 내부사정에 대한 정보가 전무함을 깨달은 서방측은 위험을무릅쓴 스파이작전을 전개한다.그 과정에서 이라크가 엄청난 비밀병기를 지녔을 가능성이 탐지되고 이때부터 불박사 의 죽음을 둘러싼 수수께끼가 걸프전의 향방을 좌우하게 된다.」 걸프전을 소재로 가상의 전쟁 시나리오를 전개하고 있는『神의 주먹』은 최첨단 병기,세계 정보기관과 첩보테크닉.핵기술에 대한 작가의 박학다식함이 소설적쪽 재미와 어우러져 흥미를 더해준다.
이 작품의 중심인물은 완벽한 아랍인으로 위장,이라크점령하의 쿠웨이트와 이라크에 잇달아 잠입해뛰어난 첩보활동을 펼치는 영국특수공군(SAS)의 마이크 마틴 소령.
작품집필을 위해 걸프전에 대한 증언 수집등 3년동안 철저한 사전조사를 한 포사이스는 이 작품을『SAS의 미망인과 유자녀에게 바친다』고 밝혀 완전한 허구만은 아님을 암시하고 있다.
책제목인『神의 주먹』은 서방측이 이라크측을 도청하다 들은 암호.이 단어는 이라크가 비밀리에 개발한 핵폭탄임이 밝혀지면서 다국적군의 지상전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미국의 CIA,영국의 SIS,이스라엘의 모사드와 이라크의 AMAM 등 정보기관이 총 출연(?)하고 실제 걸프전의 주역들이모두 등장하는 이 작품은 포사이스의 이전 작품들이 모두 그러하듯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 허구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
마치 한편의 전쟁다큐멘터리 영화같다.다만 8백쪽에 달하는 방대한 스케일이어서 돌아가는 상황에 가닥이 잡히기까지 약간의 인내심이 요구된다.
91년『사기꾼』이후 3년만에 신작을 낸 포사이스는 이 작품을통해『지상 최고의 정보수집장치로서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아직 없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서방측이 맹신하고 있는 첩보위성등 첨단병기들이 걸프전에서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영국 공군 복무,신문.통신 기자,TV리포터등의 경력을 지닌 포사이스는 71년 에드거상을 수상한 장편『재칼의 날』이 추리문학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꼽히는 등 10여편의 작품이 모두 팬들을 열광시켜 왔다.
***기자.군인등 경력다양 『재칼의 날』『오뎃사 파일』『전쟁의 개들』『제 4의정서』등은 영화화 되었으며 국내에서도 인기가높아 단편집을 포함한 모든 작품이 번역되어 나왔다.
69년『바이아프라 이야기』로 데뷔한 포사이스는 작품들이 거의냉전시대의 첩보전을 그려와 앞으로의 변모가 관심을 끌어왔는데 신작『神의 주먹』에서 냉전시대의 종식이 세계의 평화로 이어지지않음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李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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