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이 약이 된 GM대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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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투자를 많이 해 일자리를 만들면서 수익도 올리는 외국자본이 '약(藥)이 되는 외자'로 환영받는다.

GM대우가 그런 외자로 자주 거론된다. 지난해 초 GM대우는 5년 전 부평공장에서 정리해고됐던 직원 1605명을 재고용했다. 2002년 8300여 명이었던 GM대우의 직원은 현재 1만6000명에 이른다.

사실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때만 해도 이런저런 말이 많았다. 당시 대우자동차의 채권단은 대안이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싼값에 GM에 넘겨준다는 입장이었다. GM대우 설립 당시 GM이 4억 달러, 대우차의 채권단이 1억9700만 달러를 출자했다. 그러나 GM대우의 경영실적은 빠른 속도로 좋아졌다. 2003년 58만 대였던 자동차 판매 실적은 지난해 150만 대를 넘어섰다.

투자를 늘리면서 직원도 증가했다. 2005년 10월 대우 부평공장을 흡수했고, 군산 디젤엔진 공장, 부평 디자인센터 등 지난 3년 사이 3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앞으로 2년 동안 3조원을 더 투자한다는 계획도 세워져 있다.

1998년 스웨덴 볼보그룹은 삼성중공업 건설기계부문을 5억 달러에 인수했다.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 계열사 중 첫 번째로 해외에 팔린 사례다. 당시 이 회사는 이자만 연간 1000억원을 넘게 내는 부실 상태였다. 볼보코리아(건설기계부문)로 사명을 바꾼 볼보그룹은 15가지 중장비를 생산하던 사업을 굴착기 사업만 남기고 다 정리했다. 직원 1600여 명 중 200여 명을 내보내는 아픔도 뒤따랐다. 집중을 통한 구조조정 결과 인수 당시 매출 3700억원에 670억원 적자를 내던 회사가 지난해 매출 1조3100억원, 690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생산량의 85%를 수출하고 85% 이상 부품을 국산화하면서 국내 400여 협력업체와 상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지난해 30여 명을 채용하고 앞으로 한 해 100여 명까지 채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정수 경제전문기자,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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