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윈.윈戰略국방예산에 달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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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라크의 무력시위에 대응,미군병력이 대거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에서 또다른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상정,미국이 채택하고 있는 이른바「윈윈(Win-and-Win)전략」의 성공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美국방부가 작년10월 내놓은 관련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분쟁 숫자를 토대로 4개의 대안을 상정하고있다. 제1안은 1곳에서만 승리,제2안은 1곳에서 승리하고 다른 1곳에서는 대치 상태,제3안은 2곳 동시 대응및 승리,제4안은 2곳 동시 대응 승리와 또다른 지역으로의 평화유지군 파견등이다. 이중 美정부가 공식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방안은 제3안. 지역 분쟁 발발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중동과 한반도를 상정,2개 지역에서 상황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이를 모두 승리로 이끌어내겠다는 이른바「윈윈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윌리엄 페리 국방장관이나 존 샬리카시빌리 美합참의장도 10,11일의 회견에서 각각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페리 국방,크리스토퍼 국무장관과 앤터니 레이크 백악관 안보보좌관등도 지난 2월 의회 증언에서『미군의 역할은 동시 다발적인 2개의 지역 분쟁에 대비하는 것』이라며『국제평화군이라는 개념에서 소말리아등에 미군을 배치하더라도 한반도등 에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병력을 빼내 이들 지역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천명에도 불구,관계전문가들의 우려는 적지않다.
부시행정부때 국방부 전략기획관을 지낸 로버트 개스킨은『91년걸프전 당시 미국은 보유중이던 레이저 유도탄 탑재 전투기의 90%와 레이저 유도탄의 60%를 투입했었다』면서 사태가 동시 다발적으로 벌어질 경우 미국은 고성능 전자무기의 배분,항공모함의 분산 배치,그리고 병력 수송등에 큰 어려움을 맞게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다른 관계자들도 91년 국방부가 시행했던 북한과 이라크를 대상으로한 모의전쟁 게임에서 두 곳중 한 지역에 투입된 미군이 군사력 열세로 인해 많은 사상자를 내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음을들어 미국의 2개 지역 동시 상대가 쉽지않을 것 이라는 지적이다. 美국방 예산의 삭감으로 인한 미군사력 위축도 이같은 우려를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현재와 같은 삭감 추세로 보아 오는 99년도의 예상 미군사력은 지금보다▲총병력(1백70만→1백40만명)▲육군 전투사단(14개→10개)▲전함(4백43척→3백46척)▲전투비행단(16개→13개)등 전체적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이는 제3안,즉 윈윈전략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으로의 감축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안보전문가들은 규모의 축소외에 지난 8월 존 도이치 美국방副장관이 그동안 추진돼왔던 각군 무기의 현대화 계획을 예산상의 이유로 취소시킨데 대해『미군 의 지역분쟁대처능력이 질.양(質.量)모든 측면에서 위축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않고 있다.
[워싱턴=金容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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