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칼럼>시장경제 충격 中 당조직 흔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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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9월말 제14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中全會)에서는 집권당의 당건설이 집중 논의됐다.하필이면 이런 시기에 회의를 소집해 정치적 문제를 논의한 배경을 놓고 갖가지 추측과 분석이 난무하고 있다.
소련과 동구 공산체제 붕괴이후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중국 공산당은 국민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켜야 정권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으며,이를 위한 급속한 경제발전은 시장경제를 시행할 때만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됐다.그러나 시장경제 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며 시장경제도입이 가져온 위험과 충격도 대단했다.
따라서 이번 4중전회는 엄청난 충격파에 맞서 중국 공산당이 조직체계를 강화함으로써 위험과 충격을 예방하고 나름대로 적응력을 제고하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시장경제가 가져온 첫번째 충격파는「돈벌이」파문이다.이에 따른직접적인 충격은 당조직,특히 농촌의 기층 조직을 급속도로 쇠약하게 했다.따라서 새로운 도전과 충격파의 극복은 먼저 당기층조직을 정비하고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일 수밖에 없 다.
두번째 충격파는 빈부격차 심화.경제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인플레는「金밥그릇」(고소득층을 지칭)에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사기밥그릇」(저소득층)에는 엄청난 부담이었다.때문에 국가가 모든 것을 보장하는 계획경제하의「鐵밥그릇」시대가 좋았 다는 과거에 대한 향수가 일부 계층으로부터 불거지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일 수밖에 없다.
중국 공산당의 정권창출과 기반확립의「3대비결」중 첫째가「군중노선」이나 최근 일부 당기층조직 간부들의 부패와 군중으로부터 이탈현상으로 인해 일부 지방의 경우 당과 군중이 대립하는 국면을 맞게됐다.부패문제의 해결없이는 조직과 군중들의 단합은 물론인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시장경제의 세번째 충격은 지방의 이익추구로 지적되고 있다.시간이 흐르면서 지방이 중앙과 이해 다툼을 벌이고 강력한 경제력을 지닌 지방은 중앙의 명령을 듣지 않는가 하면 심지어 중앙에대항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했다.올해초 세제개혁이 실시되면서 노출된 갈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네번째 충격은 최고지도자의 세대교체에 따른 문제다.우선 현재혁명2세대(鄧小平)에서 3세대(江澤民)로의 권력이행이 기본적으로 완성됐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완벽하게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현재 鄧이 지니고 있는 막강한 개인적 권위를 대체할 만한 인물은 아무도 없다.이같은 거대한 개인적 권위가 사라짐으로 인한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어떠한 개인적 권위도 제3세대 지도부의 권력운용에 간여하는 것을 방지해야 하고 동시 에 핵심 지도부안에서 절대적 권위를 갖는 개인이 등장하는 것을 막을 필요가있는 것이다.
이번 4중전회는 중앙.지방을 막론하고 중대한 문제에 대한 결정은 반드시 집단의 토의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개인의 절대권력 행사와 개인숭배를 방지해야 함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공산당의「생사존망」과 직결되는 최대과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중국정권의 색깔을 결정짓는 근본적인 문제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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