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喪家 정치권 물밑교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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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박태준(朴泰俊)전포철회장의 생가인 경남양산군장안읍임랑리 김소순(金小順)씨의 빈소에는 10일까지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최형우(崔炯佑)내무장관등 모두 8백여명이 문상했다.
문상객들은 처음 포철관계자들이 대부분이었으나 朴전회장이 귀국하고 崔내무와 민자당 문정수(文正秀)사무총장.서석재(徐錫宰)당무위원등 실세들이 다녀간뒤로는 박준병(朴俊炳.충북 보은.옥천.
영동).서정화(徐廷華.인천 중동)의원등 민정계 현 역정치인들이문상을 해 10일 현재까지 20여명의 현역정치인들이 조문.
○…盧전대통령은 10일 오전8시45분쯤 정해창(丁海昌)전비서실장등 일행과 함께 짙은 감색 싱글 차림에 다소 무거운 표정으로 조문한 뒤 朴 전회장과 자리를 옮겨 15분정도 환담.
盧전대통령은 방안에서『마음에 담고 있는 여러 가지는 시간과 상승작용해서 옛날 이룩했던 큰 일에 대한 보람도 찾으셔야죠』라고 위로.
이에 대해 朴전회장은『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식사도 제대로 하셨다는데 이틀 사이에 그렇게 되었답니다.마음에 맺힌게 있으시니 소화도 안되었을 거고…』라고 대답해 두 사람의 대화는 겉도는 인상.
○…민주계 실세인 文사무총장과 崔내무장관은 9일 오후에 각각상가를 찾아 조문.
文총장은『지역구를 들렀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들르게 되었을 뿐 정치적으로 확대해석은 말아달라』고 주문.
崔장관 역시『인간적인 관계로 평소에도 세배를 하는 사이였다』며『조문을 정치적인 의미가 없으니까 확대해석은 말아달라』고 주문. 崔장관은 작고한 김소순여사와 같은 고향 마을에서 살았고 김여사를「아지매」라며 따르는등 평소 깊은 인연이 있었다는 것.
徐당무위원은 9일 저녁 포철의 김만제(金滿堤)회장이 다녀간 뒤 문상.
徐당무위원은『朴전최고위원의 동생인 태화(泰和)씨와 중학교 동창으로 어렸을 때부터 이집 어른들은 물론,가족들과도 잘 알고 지냈다』며 그러나 朴전회장의 사법처리문제와 관련해『결국은 국민의 여론을 많이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피력 .
이에 앞서 朴씨는 포철 金회장이 오자 다소 기운을 차린 표정으로『나야 정신없이 키우기만 했는데 지키고 관리하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시오』라고 묻자 金회장은『다 해놓으셔서…회사는 잘되고 있습니다』고 인사.
○…朴전회장은 9일 오후4시쯤 부인 장옥자(張玉子)씨와 함께검은색 그랜저 승용차편으로 생가에 도착해 곧장 모친의 유해가 안치된 안방으로 직행.朴전회장은 심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내가 죄가 많은 사람이라 어머니 돌아가실 때까지 걱정만 끼쳐드리고 임종도 못지킨 불효자식인데 무슨 할말이 있겠느냐』며『아무말도 할 수 없는 처지를 양해해 달라』고 답변.
朴전회장은 검은색 양복에 짙은 밤색의 중절모자를 쓰고 눈물을글썽이며 차에서 내렸으며 대문안에 도열해 있던 소복차림의 여동생등이 울음을 터뜨리기도.
〈朴普均.金基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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