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새 경제팀의 정책과 과제-새팀의 성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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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0.4 부분개각」으로 청와대의 경제정책 일반에 대한 조정권이 크게 강화되리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결국 짜여져야 할 구도」로 간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이같은 경제부처의 인맥 구도는 사실 새 정부의 출범초기부터 예상돼왔었다.
한이헌(韓利憲)수석,박재윤(朴在潤)재무장관이 대통령 선거전때서로 김영삼(金泳三)대통령 후보의 경제 가정교사 역할을 자임할정도로 실세(實勢)로 통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金후보의 경제부문에 관한 좌청룡 우백호(左靑龍 右白虎)격이었다.
관측통들은 이같은 인맥 구도가 정기국회가 끝나는 연말에 가서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런데 정재석(丁渽錫)부총리의 신병을 이유로 개각이 앞당겨졌으며 그 「속사정」이 앞으로 경제팀의 컬러를 구분짓는 주요한 요인이 되리란 분석이다.
어찌됐든 간에 새 경제팀은 많은 부문에서 알게 모르게 한이헌(韓利憲)경제수석의 입김이 강해지리란 관측이 우세하다.
5공화국 전두환(全斗煥)정부의 김재익(金在益)수석,6공화국 노태우(盧泰愚)정부 초기 문희갑(文熹甲)경제수석이 각각 청와대에서 조정 역할을 하며 사실상 경제정책을 주도해 왔던 시절과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리란 예상이다.
바로 이점 때문에 새 경제팀의 정책이 정치적 흐름에 의해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리란 진단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재계는 새 정부의 대기업 관련 정책등 개혁정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점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가깝게는 90년3월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도나오고 있다.
당시 조순(趙淳)부총리가 물러나고 이승윤(李承潤)씨가 바통을이어받았으며 곧 「4.4조치」 「5.8부동산 조치」등이 나왔었다. 새정부 들어 경제팀의 팀워크에는 별 무리가 없었다.
초기 신경제 1백일 계획을 주도하고 신경제 5개년 계획을 세울 때까지만 해도 박재윤 경제수석에게 무게중심이 조금 쏠리는 것 같더니만 금융실명제 입안 과정에서 朴수석이 소외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러나 이제 韓수석의 주도아래 청와대의 경제조율 친정(親政)체제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명제 정착」功인정 홍재형(洪在馨)부총리는 이 정부의최대 공약사업이었던 금융실명제를 일단 외형적으론 큰 문제없이 정착시켜 가는데 그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점이 감안돼 부총리로 선택받았으며 앞으로 두루두루 각 부처간 이견을 조정해가며 큰 소리없이 이끌어 가리란 관측이다.
재정금융통 朴재무장관은 이제「本業」을 맡게 된 셈인데 금융원론을 현장에 접목시키려들 것이기 때문에 금융기관에 엄한 시어머니 역할을 톡톡히 하리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가 주도하다시피한 금융개혁과 그 핵심인 금융자율화의 방향및속도와 관련,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梁在燦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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