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李俊海 서울교육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서울강동교육청 수뢰사건에 교육부장관의 고교평준화 단계적 폐지발언으로 교육계의 구조적 비리와 개혁과제가 다시 관심을 모으고있다.서울시교육청 이준해(李俊海.65.사진)교육감은 4일『무슨낯으로 이야기를 하겠느냐』며 인터뷰 요청을 한사코 거절했으나 기자의 끈질긴 전화질문공세에 나름의 의견을 밝혔다.
-시민들은 강동교육청 수뢰사건을 구조적 비리의 적발이라는 시각으로 보는데.
▲몇명의 직원이 천여군데 학원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시인합니다.더욱이 명절을 전후해「떡값」명목으로 학원들의 모임에서 거두어준 돈을 단속공무원이 받았다는 것은 국민의 공복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고요.일부에서 다 른 의견을 가진 분들도 있었지만 지도.감독 책임을 물어 강동교육장까지 직위해제한 것도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었습니다.
-재발방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 아닙니까.
▲4일부터 9개 교육청 학원담당부서에 대한 특별감사가 실시됩니다.부당사례 적발이 특감의 목적이지만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기위한 철저한 실태파악도 중요한 감사 목표입니다.감사결과 구조적문제점이 드러나면 즉각 시정하겠습니다.비록 공 무원의 전문성이강조되는 시기이긴 하지만 학원업무등 민원담당 공무원은 특정지역.특정업무를 1년이상 맡지 않도록 순환 인사를 펴고 직무교육도강화하겠습니다.
-제도적인 문제점은 없는지.
▲학원관계법령을 보면 지나치게 규제조항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중소학원의 입시지도를 원천적으로 막아놓다보니 탈법.편법운영이 판을 치고 단속이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단속 담당기관이 단속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일이지만 불법과외인 점을 알면서 자녀를 불법학원으로 보내는 학부모들이 당국의 정책에 협조해 주시는 일도 매우 절실한 과제입니다. -고교평준화 정책등 입시제도 개선에 대한 견해는.
▲74학년도부터 시행된 평준화정책은 시행 20년이 지났고 20년간 급격한 사회변화가 있었습니다.김숙희(金淑喜)교육부장관도이점을 지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준화정책의 개선은 교육의 수월성(秀越性)과 사학의 자율성이라는 측면에서 검토할 시기가 됐습니다.다만 개선에 앞서 평준화정책 시행당시에 비해 오늘의 입시풍조가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왜냐하면 평준 화정책 시행이유중 입시과열이 큰몫을 했었기 때문이지요.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이미 98학년도부터 현행 연합고사를 폐지하고 봉사활동평가를 포함,내신성적만으로 고입을 치르는 방침을 확정하고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마련중입니다.이를 통해 입시과열풍토를 보다 진정시키게 되면 각계의 의견을 수렴,점진 적 개선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權寧民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