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살상최소화 하이테크무기 개발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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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방법은 당연히 적군을 살상하는 것이다. 총.대포 차원을 떠나 그동안 미사일.원자폭탄등과 같은 무기가 개발된 것도 모두 적군을 최대한 많이 죽이기 위함이다.
하지만 미국정부는 최근 엉뚱하게도(?)전투에서 단 한명의 적군도 죽이지 않기위한 「죽음없는 전쟁」이란 계획에 몰두하고 있다. 포퓰러사이언스 최근호는 『미국정세의 변화로 이제는 적군을죽이지 않으면서 무력화시킬 수 있는 무기들의 개발이 시급해졌으며 이에따라 美국방부는 이같은 무기개발계획을 백악관에 제출,현재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단계』라고 밝히고 있다.
美국방부가 말하는 정세변화는『냉전체제 붕괴로 과거와 같은 대량전쟁의 가능성이 줄어든 대신 세계의 국지적분쟁 개입,주변 약소국가에 대한 영향력 유지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고 이에따라 미군이 상대해야 할 적군의 성격도 화력이 절대적으로 열세인 소수의 병력,유격대,극렬시위대,폭도,테러.인질범 등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미군이 보유한 무기는 모두가 최대한의 살상을 목적으로한 것들 뿐이어서 엄청난 인명살상으로 인한 국제적인 비난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효과적인 임무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시위대와 시민을 가장한 반군들에게 속수무책이었 던 소말리아사태,구식소총을 든 민간징집병까지 살해할 가능성이 있었던 아이티침공문제등이 대표적인 예다.
현재 美국방부가 계획하고 있는 비(非)살상무기는 각종 첨단화학물질.생물공학.전자장치.초음파.레이저등을 이용,적군을 무의식상태에 빠뜨리는등 정상적인 활동을 할수 없게하고 적군의 장비는고장을 일으키는 방식등인데 현재까지의 축적된 과 학기술로 볼때이는 시간문제라는 것이다.실제로 美국방부는 90년초부터 이같은무기개발에 은밀히 착수,적군을 기절시키거나 실명하게 만드는 레이저총등 상당수의 무기들이 실험실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같은 계획은 현재 미국의 많은 군사전문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고,지난해 텍사스에서 코레시가 이끄는 86명의 이교도를 진압할만한 수단이 없어 결국 일제사격으로 모두를 사살해야 했던 FBI등으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어 백 악관의 승인은 충분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李孝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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