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보수성.권위의식 여전하다-인턴행원 26명 설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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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돈,권위,독립성,인사적체,보수성,관료주의…」.한국은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다는 단어들이다.그런데 이런 반응들이 한은을 접해볼 기회가 별로 없는 보통사람들의 것이 아니라 바로 한은에서 지난 여름방학 한달간 땀 흘리며 실습근무를 했 던 대학생 인턴행원들의 반응이다.그다지 좋지 않은 인상을 받은 학생이 많았던 셈이다.
한은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된 인턴행원제에 따라 지난 7월 중순부터 8월중순까지 근무한 26명의 인턴행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중 22명이 한국은행을 「중상(中上)이상의 비교적 좋은 직장」이라고 평가했다.
전반적으로는 점수가 별로 나쁘지 않았다.한은의 좋은 점으로 업무의 중요성.근무환경.연수제도.인격 존중.자부심.전문지식등을꼽았다. 그러나 구체적인 부분에 들어가면 반응이 약간 달라진다. 먼저 한은 총재를 만난다면 무엇을 주문하겠느냐고 물었더니 「다른 조직의 개혁운동에 발맞춰 권위의식을 버리고 좀더 활기찬조직을 만들어라」는 내용이 많아 한은의 권위의식이나 보수성을 피부로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승진과 관련,진급할 수 있는 한계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7명이 부(副)부장급이라고 응답했고 부장급은 6명이었으며 7명만이이사 이상(총재는 3명)이라고 응답해 인사적체가 심각하다는 느낌을 받았음을 보여줬다.이밖에도 「한국은행 독립 을 위한 대책을 말해달라」「가정을 위해 너무 늦게까지 근무하지 않도록 해달라」는등의 응답이 많았다.
〈李在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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