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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여행>桃李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도리(桃李)는 본디 복숭아와 오얏을 가리키는 말로서「훌륭한 과일」을 뜻했던 것이 후에는「훌륭한 제자」라는 의미로 전용되었다.여기에는 그럴 만한 까닭이 있다.
춘추시대 위(魏)나라의 대부(大夫)에 자질(子質)이라는 사람이 있었다.한창 권세를 누렸을 때는 많은 인재를 배양했을 뿐만아니라 그가 관직에 추천한 사람도 부지기수였다.그러다가 후에 죄를 지어 쫓기는 신세가 되자 아무도 그를 도와 주지 않았다.
도피중 우연히 친구 자간(子簡)을 만나 괘씸한 심정을 토로했다.그러자 자간이 말했다.
『봄에 복숭아 나무나 오얏나무를 심어보게.여름이면 그늘을 만들어 주고 가을이면 열매를 되돌려 준다네.그런데 자네는 봄에 나무를 심었지만 가시나무를 심고 말았지 뭔가.열매는커녕 가시에찔리게 될 판이야.요컨대 자네는 인재를 잘못 길 렀던 것일세.
인재를 육성하는 것은 나무를 심는 것과 같네.먼저 대상을 엄격히 선발한 다음 훌륭하게 가르쳐야 하는 것이지.』 하기야 교육의 목적이 어떤 대가를 기대하는 데 있다면 진정한 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그러나 제자를 잘 교육시켜 그 과실을 개인이 아닌국가에 되돌려주기를 기대할 수는 있다.그러기 위해서는 마치 나무를 심듯이 좋은 묘목을 골라 정성 껏 가꾸어야 할 것이다.훌륭한 제자가 각계에서 활약할 때「도리만천하」(桃李滿天下)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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