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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초점>여성 안전한 외출 보장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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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성수난시대다.살인마 온보현(溫保鉉)의 피해자들은 모두 여성이었다.「지존파」의 경우도 비슷했다.『외출하기가 겁난다』는 말은 남자에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사실은 요즘 여자들의 입에서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터져 나오는 말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對여성범죄 정책이 과연 있는가.여성문제 담당부처인 정무제2장관실에 대한 행정경제위의 국정감사장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한 주제다.
민주당의 문희상(文喜相.의정부)의원은 『우리나라 여성은 이 땅에서 반쪽주체로 살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그 단적인 예로 29일의 국무총리주재 치안장관회의를 들었다.『현정부의 對여성 범죄정책이 얼마나 부재(不在) 하며 철학이없는 겉치레인지는 총리주재 치안장관 회의에서조차 범죄에 노출된여성문제에 대한 특별한 언급도 대책도 없었다는데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말했다.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화려한 여성공약을 내세우며 출범한 현정부를 많은 여성들 이 기대를 갖고 지켜보았으나 외출마저 불안해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민자당의 이명박(李明博.전국구)의원은『최근 사회병리현상의 배경과 가정교육.여성교육은 깊은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며 권영자(權英子)장관을 향해『따라서 여성담당장관 역시 책임이 없다 할수 없으며 오히려 더 큰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고 질타했다.
그는『이제는 막연한「여성상대」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안된다』면서『가정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집중적 정책개발이 선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감사장에서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對여성 범죄조사결과도 발표됐다.이에 따르면 90년대의 대여성범죄는 1년에 35만건,3분마다 2명의 여성이 피해를 본 수치다.그러나 신고율은 평균7천여건,겨우 2%다.여성상대 강도.강간은 10 년사이에 5배가 늘었다.그리고 성인여성의 94%가 일상생활에서 성폭력의 위협을 느낀다.그중 7.7%가 실제로 강간을 당했다.
여야의원들은 물론 무소속의 김진영(金鎭榮.청주갑)의원까지 가세해『이처럼 무방비 상태의 여성상대 성폭력은 과연 현정부의 정책사각(死角)지대인가』고 한 목소리로 물었다.
〈高道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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