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공연장 순례] 상하이 대극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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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400만명으로 중국 최대 규모의 도시인 상하이는 ‘경제 수도’에서 최근 ‘아시아 문화.관광의 허브’로 발돋움하고 있다.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는 인민광장에 상하이인민정부 청사와 함께 상하이박물관, 상하이 현대미술관, 상하이 대극원(大劇院)이 들어섰다. 공산 혁명 이후 베이징에 빼앗겼던 ‘문화수도’의 타이틀을 되찾으려는 노력이다.

상하이의 정치 문화의 중심 인민공원은 아침 저녁으로 변신한다. 아침엔 체조 나온 시민들로 붐비고,노을이 지면 청춘 남녀의 데이트 명소가 된다. 인민광장 지하에는 대형 쇼핑센터가 들어서 있다. 공원 잔디밭 너머 황피난루(黃陂南路)에 크리스탈 궁전같은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상하이 10대 건축물'에 선정

1998년 8월 중국국립발레단의‘백조의 호수’공연으로 문을 연 상하이 대극원(大劇院)이다. 원래 한때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상하이 경마장이 있던 곳이다. 나중에 체육관과 야외 스케이트장이 들어섰다.

상하이 대극원은 프로젝트 출범 5년만에 완공됐다. 대지 2만㎡, 건축면적 6만 2803㎡, 지하 2층, 지상 8층(높이 40m) 규모의 오페라 하우스. ‘한 지붕 세 가족’으로 오페라극장(1800석), 중극장(550석), 소극장(250석)등이 넓은 로비에 둘러싸여 있다.

상하이 대극원은 중국 최초의 오페라 전용극장으로 개관 이듬해‘상하이 10대 건축물’에 선정됐다. 향수 두껑을 닮은 지붕의 무게는 6075t. 파리 에펠탑을 지을 만한 엄청난 양의
철근이 사용됐다.

옥상에는 정원 겸 미니 야외음악당, 1층에는 프랑스 요리 전문 레스토랑 막심, 커피숍, CD/DVD 판매점, 매표소가 있고 2층 로비에는 팬파이프를 닮은 샹젤리에 6개가 달려 있다. 로비 바닥은 그리스 산 흰색 대리석으로 꾸몄다. 로비를 거닐다 보면 대형 디지털 피아노 위에 서 있는 기분이 든다. 현판은 장쩌밍(江澤民)국가주석 겸 총서기가 썼다. 로비 벽면에 걸린 대규모 벽화는 중국계 미국 화가 딩샤오광(丁紹光)이 기증한 ‘예술 여신’(藝術女神)이다. 무대막은 프랑스 작가 올리비에 드브르가 만들어 기증했다.

동서양 건축 양식의 조화

객석 출입문 벽면에 걸린 미술 작품도 작가에게 기증을 받으려고 했다. 딩샤오광은 무료 기증 의사를 밝혔지만 첸이페이, 자오워기 등은 작품료를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프랑스 건축가 장 마리 샤르팡티에는 동서양 건축 양식이 잘 조화된 건물을 빚어냈다. 상하이 방송국이 총공사비 3억5000만 위안(약 400억원) 의 절반을 부담했고 나머지는 상하이 시 당국이 냈다. 개관 직후 극장 경영은 민간에게 맡겼다. 상하이 방송 교향악단, 중국 국립 발레단, 상하이 발레단이 상주단체로 있으며 99년부터 상하이 국제 예술축제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