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의 순항미사일 개발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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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이 잠수함이나 함정에서 쏠 수 있는 사거리 1500㎞의 순항미사일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사관학교 윤정원 교수는 9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평화안보포럼' 주최 세미나에서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교수는 '남북한의 전략적 군사력 추이와 전망'이란 논문에서 "한국은 사거리 1500㎞ 수준의 현무-3C(독수리-3)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이를 함정이나 잠수함에서도 발사가 가능하도록 개량하는 사업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일절 공개할 수 없다"며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현무-3C는 관성항법장치(INS).위성항법장치(GPS) 수신기를 탑재하고 있는 현무-3B(독수리-2)의 개량형으로 미군의 토마호크처럼 초정밀 공격이 가능하다고 윤 교수는 설명했다. 이 미사일에는 재래식 고폭 탄두가 장착될 전망이다.

미국 제너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미 해군의 토마호크(BGM-109)는 사거리가 2500㎞일 때 10m 크기의 표적을 맞히는 정밀함을 자랑하는 유도미사일이다. 주로 잠수함.구축함에서 발사된다.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초기에 수백 발을 발사해 주요 전략 표적물과 지휘통제시설을 파괴했다. 가격은 한 발에 130만 달러(약 12억원)나 된다.

윤 교수는 "한국은 2000년대 초반 사거리 500㎞의 순항미사일 현무-3A(독수리-1)를 개발했고 이를 토대로 최근 사거리 1000㎞의 순항미사일 독수리-2(현무-3B) 개발에 성공했다"며 "이들 미사일의 양산 체제에 들어가면서 각각 현무-3A, 현무-3B로 이름을 붙였다"고 말했다. 우리 군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는 현무(사거리 180㎞), 미국에서 도입한 에이타킴스(ATACMS.사거리 300㎞)를 보유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한국군이 개발한 함대지(艦對地) 또는 잠대지(潛對地) 순항미사일은 해군이 운용 중인 세종대왕함 등 이지스급 구축함과 2017년까지 건조할 중형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독수리-3을 중형 잠수함에서 발사할 경우 한국은 동북아 지역에서 전략적인 작전능력을 갖출 수 있다.

윤 교수는 "한국의 미사일 개발을 제한하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는 탄두 속도가 빠른 탄도미사일에만 적용되고 순항미사일 개발에는 제약을 두지 않아 한국은 사거리 500㎞의 순항미사일인 독수리-1을 개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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