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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스포츠과학의 현주소-태릉시설 세계적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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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40면

한달에 서너차례씩은 외국의 체육관계자들이 태릉 한국체육과학연구원(원장 安橫均)을 찾는다.
이들은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을 둘러보고는 감탄사를 연발한다.
舊사회주의국가군을 제외하면 한국체육과학연구원같은 종합체육연구시설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엘리트스포츠에 관한한 외형상 한국의 스포츠과학수준은 그만큼 높은 수준이다.선수촌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종합적인 연구를 할 수 있는 곳은 한국을 비롯,쿠바(INDER).중국(국립스포츠과학연구소)등 세계적으로도 손꼽을 정도다.
체육과학연구원관계자들은 한국의 스포츠과학이▲대표선수 합숙훈련과 선수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비교적 용이한 사회체계▲종합적인연구원의 존재등 한국의「국가스포츠」체계에 의존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의 스포츠과학은 대학중심의 서구와 달리 대표선수 중심의 국가스포츠 운영체계로 스포츠강국의 위치를 고수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스포츠과학이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부터다.
68년 올림픽개최지가 고산지대인 멕시코로 결정되면서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체육과학연구가 활성화돼 64년 도쿄(東京)올림픽부터 스포츠과학은 꽃피우기 시작했다.
한국은 도쿄올림픽에서 큰 자극을 받아 지난 64년 대한체육회산하에「체력관리위원회」를 발족시켰으며 80년에 태릉선수촌에 現체육과학연구원 전신인 스포츠과학연구소를 건립했다.
특히 정부가 미국.일본.유럽등 서방의 대학중심 연구체계로는 엘리트체육의 급속한 발전이 어렵다는 인식아래 종합연구센터인 체육과학연구원을 적극 지원한 덕분에 한국은 88서울올림픽과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스포츠강국으로 발돋움했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은 30여명의 박사를 보유하고 매년 연구프로젝트가 평균 40여개에 이르고 있으며 Cybex-2(근력측정기)등 각종 전문기자재가 1백56종 3백32점에 이르는등 인력.
시설면에서 외국의 연구소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다.
지난해 한국하키가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던 것도 체육과학연구원의 연구성과라는 평이 지배적일 정도로 대표선수관련 연구는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의 스포츠과학은 사상누각(砂上樓閣)이라는 지적이 높다. 세계적인 수준의 엘리트스포츠연구조차 국가스포츠체계가 더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사회로 변하는데다 문민정부들어 지원이 급격히 줄고 있어 체육과학연구원 연구도 위축되고 있다.체육과학연구원은 92년이후 매년 5%정도씩 예산이 줄고 있어 최 신시설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고가의 분야별 첨단기자재 도입계획은 아예 포기한 상태다.더욱이 연구의 토대가 되는 대학중심의기초과학연구는 외국과 비교조차 어렵다.
우수인력이 체육학을 기피하고 대학부설 스포츠과학연구소가 33개에 이르고 있지만 초반에 적극적인 연구사업을 추진하지 않은데다 추가재정지원이 부족,제기능을 발휘하는 곳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 서구각국이 복지정책과 레저산업 관련 생활체육연구가 활성화된 반면 한국은 생활체육연구가 미약할 뿐 아니라 엘리트체육연구 성과물의 보급체계도 전무하다.
〈辛聖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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