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지리산 문화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지리산옹고집회 발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민족의 영산이며 좌.우 이데올로기대립의 아픈 상처를 안고있는지리산일대에 산재한 다양한 지리산문화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지리산옹고집회」(회장 成樂建.49)라는 이색모임이 발족돼 본격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경남진주시를 비롯한 산청.하동군일대에 거주하는 서부경남지역 산악인들이 주축이 돼 지난 5월 창립총회를 가진 이단체는 현재1백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회장 成씨가 운영하는 등산과 레저전문 책방인 「높은사랑」이 있는 진주시동성동 경남은행 후문 3층건물의 이모임 사무실에서는 매주 토요일마다 회원들이 모여 지리산문화를 연구하고 있으며 한달에 2~3회씩 조사를 위한 정기산행을 의 욕적으로 펼치고 있다.
회원의 자격을▲지리산이 최고라고 막무가내로 고집하는 사람▲지리산의 모든 것이 알고싶어 안달이 난 사람▲지리산을 내몸같이 사랑하는 사람등으로만 한정하고 있어 별다른 제한은 없는 상태.
현재 산악인을 비롯,대학교수.대학생.공무원.상인등 다양한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지리산에 관한 연구가 산악인들을 중심으로 지리산을 소개하는 수준에서 그친 한계를 극복하고 지리산을 총체적으로 연구해 보겠다는 의도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회원 한명마다 한가지씩 주제를 분담해 연구하는 개인연구 와 전체회원들이 장기적으로 참여하는 집중연구등으로 구분해 연구를 진행하고있는 것이 이 모임의 특징.
지난 7월17일에는 지리산에서 토굴을 파고 도학을 연구하는 도사들이 모여 있는 해경골일대를 답사,단비도사등 지리산 도인들을 만나 그들의 인생관과 도학사상을 연구하기도 했다.
또 6월에는 빨치산 유품을 찾는 산행을 매주 계속했다.이 산행은 지리산일대에서 6.25를 전후해 활동을 전개하던 빨치산들이 도주하면서 숨겨놓은 소총.탄약등이 지금도 조개골 등지의 바위틈에 남아있다고 보고 이를 역사자료로 찾아내기 위한 활동이었다. 이밖에 약초캐기는 지리산에 많이 자생하고 있는 일엽초.구상나무잎등 항암 효과가 있는 약초를 채취해 체계적으로 이들의 생태와 분포상황을 연구하는 장기적인 사업의 하나이다.
지금까지 「지리산옹고집회」가 이뤄낸 성과로는 「역사속에 나타난 지리산기행문」분야를 맡은 이정희씨(여.28)가 우리역사에 나오는 지리산기행문 20여편을 찾아낸 것과 지난 6월의 빨치산유품찾기 산행때 6.25당시의 실탄등을 발견한 일 등을 들 수있다. 또 회장 成씨는 지리산에서만 서식하는 50여종의 나무를이용해 차스푼을 제작중에 있는데 10월초에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成회장은『3도에 걸쳐있는 지리산은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품고 있어 종합적 연구가치가 높지만 개인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지역과 분야별로 분담해 장기적으로 지리산문화라는독특한 분야를 개척할 계획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晋州=金相軫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