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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현대미술만 소개‘뉴욕 아트페어’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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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웨민쥔의 2006년작 ‘세상을 보아라(Look at the world)’, 440 x 300㎝, 유화.

전세계적으로 중국미술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현대미술만을 다루는 아트 페어가 한인 주최로 미국 뉴욕에서 막을 올린다.

 8일부터 맨해튼 피어92에서 열리는 ‘제1회 뉴욕 아시안 컨템퍼러리 아트 페어 (ACAF NY)’는 아시아 현대미술품만을 소개하는 행사로서는 미국·유럽을 통틀어 처음이다.
 이번 ACAF에는 한국·중국·일본·인도 등 10여개국 80여개 화랑이 작가 400여명의 작품을 들고 참가한다. 이 중에는 지난달 12일 런던에서 중국 현대작가로서는 최고가(590만 달러)에 거래된 그림 ‘처형’의 주인공 웨민쥔을 비롯, 중국의 인기 전위작가인 쟝사오강, 휴대전화를 소재로 한 미래지향적 작품으로 유명한 일본의 야마구치 노리코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한국에서는 가나화랑·국제갤러리·아라리오 등 주요 화랑 20여개가 부스를 차려놓고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김창열·이우환·김아타씨 등과 함께 신진작가들의 작품들을 전시할 예정이다. 이밖에 행사 기간 중 아시아 현대 미술의 역사 및 대중화 문제 등에 대한 토론회가 진행되며 황란, 테렌스 고 등 아시아계 작가 27명의 그룹전 ‘시뮬라시안’도 열린다.

 이번 ACAF는 현대미술의 메카인 뉴욕에서 개최되는 아시아 작가들만을 위한 아트페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아시아 미술품들은 중국 작가 열기에 힘입어 최근 세계 미술시장의 블루칩으로 대접 받고 있다. 실제로 2004년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아시아 현대미술품 판매액은 2200만 달러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1억9000만 달러로 8배 이상 뛰었다. 이로 인해 세계적인 명성의 구겐하임 뮤지엄과 예술품 경매회사 소더비 등이 스폰서로 나서 뉴욕 현지 미술평론가와 딜러 등을 초청하는 등 ACAF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이뤄낸 주인공은 맨해튼 첼시에서 2x13 갤러리를 운영 중인 크리스탈 김씨. 2004년부터 미국에서 활동한 그는 “그간 각종 아트페어를 돌아다니면서 한국 작가들의 작품들은 찾아볼 수 없다는 걸 목격하고는 아시아 현대작가들을 위한 행사를 기획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물론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도 적잖았다. 김씨는 “9·11 테러 이후 엄격해진 외국인 입국심사로 인해 비자발급에 적잖게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이번 행사를 성공시킨 뒤 중국과 두바이에서도 아시아현대미술만을 위한 아트페어를 열고 싶다”고 또다른 꿈을 펼쳐보였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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