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행복의 버팀목-건강실천수기 금상 李政和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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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 ◆… ◆… ◆… ◆… ◆… ◆… ◆… ◆… ◆… 건강을잃었던 사람만이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의료보험관리공단이 모집한건강생활 실천수기 현상공모에서 금상으로 선정된 李政和씨(33.
忠北 정신교육원 근무)는 한때 무절제한 생활로 죽음앞에까지 갔던 사람이다.신혼의 단꿈에 젖어있을 나 이에 오로지 생존을 위해 병마와 싸워야 했던 그의 처절한 삶,그리고 건강을 되찾고 건강맹세를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제2의 삶은 평소 건강관리에 소홀한 많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줄 것이다.다음은 그의 수기를 요약한 것이다.
…◆ …◆ …◆ …◆ …◆ …◆ …◆ …◆ …◆ …◆ 나는 20대초반부터 마치 건강을 해치기위해 작정이라도 한듯 겁도 없이 술과 담배에 절어 살았다.
잦은 회식에 좌톤우톤을 외치며 폭탄주에 취해 상위에 엎어져 자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게다가 말단공무원으로 시작한 나는 내성적인 성격때문에 스트레스를 잘 받아 하루 3~4갑의 줄담배를 피워대며 위안을 삼았다.
그러나 병마는 무절제로 허약해진 나를 서서히 잠식하기 시작했다.처음에는 코감기정도로 생각하고 동네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 먹었지만 병세는 가라앉지않았다.한동안 민간요법.침.보약에 의존했다.하루라도 더빨리 정밀진단을 받았으면 좋았으련 만 지금 생각하면 병을 키운 셈이었다.
그무렵 나는 서울 구로구의 반지하 단칸셋방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88년 내가 26살,아내는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였다.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고,통증으로 밤을 지새는 일이 생기자 아내는 큰병원으로 가보라고 채근했다.서울대병원에서의 진단결과는 새 인생을 시작하려는 우리 어린 부부에게는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이었다.코안에 악성종양인 鼻癌이 자라 고 있었던 것이다. 먹고 살기도 힘든 빠듯한 월급을 아무리 쪼개고 아껴써도 치료비는 턱없이 모자랐다.치료비를 대기위해 아내는 조그만 전자회사에 취직을 했다.
치료의 첫단계는 화학요법이었다.1주일 투약하고 2주일 쉬는 방식으로 5번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머리는 모두 빠져 가발을 써야했고 팔에는 채혈을 한 바늘구멍 투성이었다.62㎏의 몸무게는 48㎏로 줄어 내모습은 앙상한 뼈만 남은 흉한 몰골이 됐다. 항암제 투약이 끝나고 방사선 치료가 이어졌다.이미 회사의 병가허용기간이 만료되어 직장을 다시 나가야했다.가발을 쓰고 얼굴엔 방사선치료를 위한 붉은 선을 그린채 회사를 다닐려니 이만저만한 갈등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치료를 끝내자 나는 두렵고 고통스런 터널을 빠져나온 듯한 자신감이 생겼다.잃어버린 건강을 되찾으면 다시는 헛되이 방탕한 생활에 빠지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나는 한장의 맹세카드를 만들었다.건강을 해치려는 유혹의 손길이 올때면 꺼내보는 이 맹세카드의 세부항목은 ▲금연.금주▲주3회,1회 30분 이상의 규칙적 운동▲차타기보다는 걷거나 자전거타기▲7~8시간 충분한 수면,적정 체중유지▲구강 청결,뜨겁고 짠 음식 삼가▲주변청결.목욕.손발 자주씻기▲욕심 버리고 기쁘고감사하는 마음갖기등으로 되어있다.
이처럼 마음을 다잡아도 담배와 술의 유혹은 여전했다.담배를 안하니 동료와의 관계가 어색했고 회식할때 상사가 권하는 술잔은거절하기 힘들었다.그러나 나는 죽기를 각오하고 건강맹세를 실천했다. 병마와 싸움을 시작한지 6년,나의 아침 달리기도 햇수를더하면서 이젠 일상사가 되었다.처음에는 한바퀴만 뛰어도 숨이 차던 것이 이제는 30분 이상 땀에 흠뻑 젖도록 달리지 않으면안될 정도로 바뀌었다.
운동이 좋다는 점,담배와 지나친 술이 나쁘다는 점은 누구나 잘 알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행을 못하는 나약함을 보이고 있다.병들어 후회하기전에 실행에 옮기도록 권하고 싶다.꾸준히 운동하고 담배끊으면 「역시 잘 했어」라고 외칠 날 이 반드시 온다는 점을 망설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정리=高鍾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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