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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첨단비즈니스>1.전자신문 개발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메카」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세계의 첨단산업을 이끌어가는 美國 정보산업계의 하이테크 비즈니스 관련이모저모를 생생한 현장소식으로 현지에서 전하는 연재를 시작한다.우선 최근 中央日報社의 멀티미디어 전자신문 개 발을 계기로 美언론계의 전자신문 개발 움직임을 알아보는 시리즈를 5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註] 온라인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신문기사를 제공하는 전자신문을 발행하는 미국 신문사들은 작년부터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다.신문업계 분석가들은 어떤 형태로든 전자신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신문사들이 금년 말이면 3천개에 이를 것으로보고 있다.
미국 신문사들은 이미 지난70~80년대에 전자신문 사업에 집중 투자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당시 전자신문 사업이 실패한 것은 온라인서비스 사용료가 너무 비싸고,사용하기도 매우불편했을 뿐 아니라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률이 저 조했기 때문으로 분석됐었다.
그러나 초창기 전자신문 사업의 실패를 초래했던 이러한 요인들은 정보통신 기술의 급격한 발전,가격 폭락에 힘입은 컴퓨터 보급 확산으로 이제는 대부분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투자자문업체 몽고메리 시큐리티스(Montgomery Securities)에 따르면 미국의온라인 컴퓨터통신 서비스 가입자 수는 지난 3년동안 1백25%나 증가,작년까지 5백만명에 육박했으며 오는 2 000년까지 매년 35%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상용 온라인서비스뿐아니라 전세계를 연결하는 학술정보망 인터네트의 가입자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용도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이처럼 시장여건이 호전되고 있는데도 미국의 전자신문 서비스가 아직까지본격 보급단계에 들어서지 못한 까닭은 무엇인가.
와이어드지 칼럼을 쓴 언론비평가 존 캐츠씨는 신문사들의 초창기 전자신문 사업은 시점이 너무 일렀기 때문에 실패한 반면 이번에는 오히려 신문사들이 늦게「사이버스페이스」에 뛰어들었다고 지적한다.신문사들이 작년부터 전자신문 사업에 재도 전하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수백만명의 온라인 정보서비스 사용자들이 독특한스타일과 문화를 형성해 놓고 있었는데 재래식 신문의 내용을 컴퓨터 화면에 그대로 옮겨놓은 형태로 뒤늦게 등장한 전자신문은 온라인통신문화에 아직 적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신세대중심의사용자들에게는 딱딱하고 진부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의 온라인 정보서비스 사용자들은 참가자들 누구나 정보교류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과 다른 어느 매체보다도 빨리 최신정보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을 온라인통신 세계의 가장 큰매력으로 꼽고 있다.
이들은 은어와 속어가 난무하는 속에서 의견을 교환하고,공통관심사가 되는 사안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온라인 토론장을 열어 관련분야 전문가들과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을 비교해 보는데 익숙해져있다.신속하고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정보문화가 몸 에 밴 온라인통신 사용자들의 눈에 비친 기존의 신문은 일방적이고 권위적이며틀에 박혀 있다.
이러한 신세대 독자들을 눈앞에 둔 신문사들의 고민은 바로 전자신문시장에 진출하지 않을 수 없다는데 있다.21세기 신세대 독자층을 놓고 새로운 매체를 통한 시장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신문사들이 확보해놓고 있는 경쟁우위가 거의 없다 는 것이다.
온라인통신 세계에서 보면 속보성에 있어 신문의 이점은 이미 상실됐다.또한 온라인 서비스 사용자층이 각계각층으로 확산되고 있는 최근 추세를 고려하면 전문가들의 해설과 분석기능도 더이상신문사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전자신문시대의 본격적 개막이 도리어 위기상황으로 전개되는 것을 보고 있는 미국의 신문업계는 스스로 변신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나이트리더社가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운영하고 있는 뉴미디어 전담연구소「인포메이션 디자인 랩」의 로저 피들러소장은『신기술이란 변화를 촉진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하며,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의 내용.사용의 편리성과 합리적 가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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