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관리 RP의존 심화-은행대출 경색등 부작용커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은행에 환매조건부 국공채(RP)를 떠안기는 방식에만 의존하는단조로운 통화관리방식의 부작용이 점점 커지고 있다.금융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데 통화관리는 오로지 RP에만 매달리다보니 은행 대출창구가 걸핏하면 얼어붙는 부작용이 심해지고 있다. 韓國銀行 집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까지 통화조절용 채권은 새로 발행된 물량보다 상환된 물량이 더많아 5천67억원이순상환됐다.
반면 RP는 같은 기간중 매입조작(은행들의 채권을 사주면서 돈을 풀어주는 것)은 한번도 없었던 대신 매각조작을 통해 잠깐씩 묶어둔 돈은 작년 같은기간보다 37.4%가 늘어난 총1백36조4천7백5억원에 달했다.조작횟수도 작년 같은기 간(85회)보다 12.9% 늘어난 96회에 달했다.2.2일에 한번꼴로 평균 1조4천2백16억원씩을 거둬들였다는 얘기다.
예금은행들은 지난 90년부터 은행계정 예수금의 11.5%를 지급준비금으로 쌓고 있으나 이런식의 RP 조작이 계속됨에 따라실제 지준율은 12%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금융연구원의 金世振연구위원은 『RP방식으로 자금을 한 은에 넘겨준 은행들은 支準을 지키기 위해 대출을 억제할 수밖에 없고 이 경우 힘없는 가계나 중소기업 대출부터 봉쇄돼 부도율을 높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재무부와 한은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RP를 비롯한 현행 통화관리방식의 개선방안 마련에 착수했다.한은관계자는 『우선 한은의 RP조작에 대한 은행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여주기 위해 RP조작기간을 기본적으로 2주이상 장기화해주는 한편 지 준제도와 재할인제도등을 개선해 통화관리수단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孫炳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