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멕시코 주목하라-UCLA리머교수 삼성경제硏 특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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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치열한 싸움은 지역블록화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세계적 권위인 UCLA의 에드워드 리머 석좌교수의 三星經濟硏究所 강연을 소개한다.
〈편집자 註〉 北美자유무역협정(NAFTA)은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독특한 실험」이다.단적으로 NAFTA는 시간당 임금이 10달러인 인구 1억2천5백만명의 美國과,시간당 임금이1달러에 불과한 인구 3천만명인 멕시코의 결합이다.이같은 실험이 가능했던 것은 멕시코가 지난 85년 자유화정책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美國이 NAFTA를 구상한 동기는 경제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것이었다.
외국상품이 밀려들어오고 미국내의 소득격차가 심화되며 국내여론은 보호주의적인 방향으로 흘렀다.소득격차의 심화는 미국의 비효율적인 교육시스템,기술의 진보,교역의 확대 등 세계화(글로벌리제이션)에 기인했다.클린턴美대통령은 교육개혁을 천 명했으나 교육개혁엔 10년 내지 15년이란 시간이 걸렸다.기술의 진보를 막을 수도 없었다.클린턴이 강구할 수 있는 수단은 세계화의 저지,즉 무역장벽을 이용하는 것이었다.미국으로서는 보호주의로 나갈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미국이 멕시코를 선택한 것은 멕시코의 자본주의를 유지,북미대륙의 정치적인 안정을 담보할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이다.경제적으로도 교역량이나 임금면에서 中國 등 아시아국가들보다 멕시코를 무역파트너로 삼는 쪽이 단기적인 손실이 크지 않을 뿐더러 장기적으로도 유리했다.지난 86년에서 92년 사이 각국의 對美수출증가율을 보면 멕시코는 12%에 그친 반면 아시아국가들은 19.4%,중국은 무려 32.4%에 달했다.미국으로선 아시아가 더문제인 셈이다.
NAFTA의 한 의의는 역내국에 대해 무역장벽을 낮추겠다는 각국 정부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2만 단어에 달하는협정문은 역내국가간의 무역분쟁시 국제법적인 효력을 발생하게 된다. NAFTA의 출범으로 美.멕시코간 상품교역의 구조는 변모할 것이다.이같은 구조변화는 임금격차에 기인한다.미국으로선 식품.자동차.화학제품.기계 등을 수출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며 멕시코는 의류.신발.섬유.가죽 등을 수출해야 할 것이다 .
NAFTA에 대한 한국기업들의 대응책은 두 가지로 요약될 수있다.北美시장을 노린다면 멕시코 현지에 대한 투자와 현지생산을늘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성장하고 있는 멕시코의 內需시장을 주목하라는 것이다.한국으로선 의류.신발시장 등 을 노릴 만하다. NAFTA가 한국경제에 끼칠 영향도 멕시코와의 관계에서 살펴볼 수 있다.한국으로선 우선 교역조건이 악화될 것이다.그러나멕시코의 경제규모가 커지고 북미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 교역조건의 악화로 인한 손실은 상쇄될 것이다.왜냐하면 멕 시코가 내수시장의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제3국으로부터의 수입을 늘릴 것이기 때문이다.
〈정리=李必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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