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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쑥!] 보름 남은 수능‘공신’엄마에 듣는 뒷바라지 노하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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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자녀를 서울대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 보낸 엄마들로 지난달 『공부의 神 만들기』(중앙m&b)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이들의 자녀들은 ‘공신닷컴(gongsin.com)’이라는 공부 멘토 사이트를 만들어 자신들의 공부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하고 있다.

◆수능시험…단 하루를 위해=수험생 학부모들의 가장 큰 걱정은 자녀의 ‘건강’이다. 수험생 중에는 변비나 스트레스성 편두통을 고질병으로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시험일이 가까워올수록 긴장과 불안으로 인해 식욕이 떨어져 식사를 거르기도 한다. 따라서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물을 마시게 하거나, 학교에서도 차나 물을 많이 마시도록 준비해주는 게 좋다.

경기도 일산 백석고 졸업 후 서울대 영어영문학과에 다니는 유상근씨의 어머니 노진희씨는 “입맛이 떨어진 아이를 위한다고 평소와 다른 음식을 줬다가 배탈이라도 나면 큰일”이라며 “하루도 빠짐없이 따뜻한 돌솥밥에 콩나물국·김치찌개 등 평범한 음식으로 속을 편안하게 해주려고 신경 썼다”고 말했다. 대원외고를 거쳐 서울대 의예과에 입학한 김상윤씨의 어머니 이강희씨는 “수능 모의고사 때 싸준 도시락 반찬을 수능 시험일에 그대로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이씨는 고3 수험 생활 1년 동안 이 같은 예행연습을 해왔다. 그는 또 “배나 포도처럼 당분이 높은 과일즙을 준비해 어떻게든 아침 식사만큼은 거르지 않도록 관리했다”고 말했다.

특히 아토피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수험생의 학부모는 마음을 더 졸일 수밖에 없다. 아토피 때문에 고3 내내 괴로웠다는 강성태(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재학 중)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몸이 따가워 시험을 망칠까봐 시험 전날 내과에서 주사를 맞히고, 설사로 모의고사를 망친 적이 있어 설사예방약도 먹였다”고 소개했다. 시험 전날에는 숙면을 위해 어린 아이들과 개를 키우는 윗집에 특별히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김씨처럼 자녀가 몸이 안 좋거나 예민한 경우에는 학부모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자녀가 불면에 시달린다면 따뜻한 물에 20분 정도 몸을 담근 후 잠자리에 들도록 준비해주는 게 좋다. 혈관이 확장되면서 근육의 긴장이 풀어지기 때문이다.

자녀가 배고프다고 해서 무조건 야식을 많이 챙겨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 숙면에 방해가 되므로 우유나 고구마·감자 같은 음식을 허기를 채울 정도로만 주는 게 적당하다.

◆믿음, 대화, 기다림=자녀의 대입을 성공적으로 끝낸 ‘공신’ 엄마들은 평소 자녀에 대한 믿음과 대화를 강조했다. 수능시험 전에 부모가 자녀를 믿고 기다린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자녀의 마음을 편하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미숙씨는 유명 학원 리스트, 추천강사 리스트를 손에 쥐고도 자녀를 학원에 보내지 ‘못했다’. 아들이 혼자 힘으로 성적을 올리겠다고 버텼기 때문이었다. 김씨는 “조급한 마음을 접고 아이 뜻에 따르기가 애를 달달 볶는 것보다 몇 배는 더 힘들었다”면서도 “아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한 발 뒤로 물러섰다”고 말했다. 성적은 더디게 올랐고 그만큼 불안감도 심했지만 결국 김씨의 믿음이 자녀의 대입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민족사관고를 다니다 미국 MIT에 진학한 김종훈씨의 어머니 천성림씨는 “아들과는 대화하기가 힘들다고 하지만 어려서부터 공부·이성·친구 문제를 서슴없이 얘기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천씨는 아들이 민족사관고 기숙사에 있을 때도 수시로 e-메일을 주고받으며 대화의 끈을 이어갔다. 억지로 공부를 강요하지 않은 것처럼 뭔가 궁금해도 아이에게 꼬치꼬치 캐묻지 않았다. 그는 “아이와 친구처럼 대화하고 아이의 생각을 믿고 선택을 존중하는 게 대입뿐 아니라 인생에서 성공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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