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젊은 어머니에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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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휴일 오후 가족들과 음식점에서 냉면을 주문했다.
종업원이 대뜸 『갈비는 안드실 거예요』라며 퉁명스럽게 묻는다. 불쾌한 기분으로 냉면을 먹고 있는데 바로 옆자리 손님이 데려온 어린아이가 이리저리 뛰어 다녔다.
그러더니 우리에게로 와 식탁위에 자꾸 손을 댔다.
그런데도 아이 엄마는 구경만 하고 앉아 있기에 내가 아이를 타일렀다.
그러자 아이 엄마는 왜 남의 아이를 야단쳐서 기를 죽이느냐는듯이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해외에 나가 선진국 사람들을 접해 보면 그들의 투철한 공공질서의식과 친절한 매너를 금방 느낄 수 있다.
특히 日本人들의 친절한 태도와 서비스정신,공공질서의식은 우리가 반드시 배워야 할 점이다.
日本人들은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즉 「메이와쿠(迷惑)」를 禁忌로 여기고 어려서부터 이를 엄격히 가르친다.
식당같은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헤집고 돌아다닌다는 것은 생각할수도 없다.
나도 자식들에게 이것만은 엄격하게 가르쳤다고 생각 한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살기 힘든 나라라고 하는 건 공공질서 의식 결핍,불친절한 매너 때문일 것이다.
우린 아직 「줄 서기」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
기껏 줄을 서도 누군가 옆에 새로 줄을 만들거나 끼어드니 여간 짜증스러운 게 아니다.
사람들의 매너는 남들을 「잠재적인 敵」으로 여기고 경계라도 하는듯 공격적이고 그 표정도 험악하다.
좁은 공간에서 상대방의 몸을 밀어붙이거나 어깨를 치고 지나가는 것은 예사다.
이는 서양사람들이 아주 싫어하는 일이다.
이렇게 공공질서 의식이 없고 공격적이어서는 국제화시대에 인종.풍습.언어가 다른 지구촌의 이웃들과 어울려 살아가기 어렵다.
문제는 가정교육이다.
지금이라도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습관을 자녀에게 철저히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아이의 기를 꺾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아이를 진정으로 위하는 길임을,특히 젊은 어머니들은 명심했으면 한다.
〈쌍용그룹 종합조정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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