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다시 국내펀드로 … 순항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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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추수감사절은 11월에 있다.’

증권사들의 다음달 주식시장 전망을 함축하는 말이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11월 증시는 10월보다 나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유가와 원-달러 환율 하락세, 미국 경기 둔화가 우려되기는 하지만 순항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전망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29일 코스피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팔자세로 일관하던 외국인들이 이날은 1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향후 전망을 밝게 했다.

◆“11월은 2000선 안착하는 달”=증권사들은 대부분 11월 코스피지수가 1900선에서 2100선 사이를 오갈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이 가장 보수적으로 전망해 1800까지 지수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가능성이 높은 데다 3분기 실적 발표 이후로는 뚜렷한 호재가 없다”며 추가 상승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게다가 “11월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도 없는 달이라 금리인하라는 상승 동력도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도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7월을 정점으로 3개월 연속 낮아지는 등 기업 실적이 둔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에 대한 관점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동양종금증권은 한 달 안에 218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국내외 유동성이 워낙 풍부하고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채권보다 월등히 높은 상황이라 증시에 돈이 몰릴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매년 11월이 1년 중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여 왔다는 과거 학습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꼽았다. 굿모닝신한증권은 “11월은 2000포인트에 안착하는 한 달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도 “국내 주식형 펀드로 돈이 다시 들어오고 있다”며 “이는 투신권의 매수 여력을 높여 상승 탄력을 강화시킬 것”으로 평가했다.

◆주도주 관성의 법칙?=11월 주도주 교체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 의견이 우세하다. 메리츠증권은 “여전히 중국 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며 운수창고·조선·기계·철강금속을 추천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조선·기계·철강·화학·플랜트·해운 등 소재 및 산업재 중심의 대응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가격 부담 때문에 중국 관련주가 조정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차이나 리스크가 확산될 경우 중국 관련주의 이익 실현을 검토하고 장기 소외된 기술주(IT)나 경기 관련 소비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도 “장기적으로 중국 관련주에 대한 선호는 변함없지만 가격 부담을 감안하면 오히려 내수주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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