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살리자 ① 왜 내말을 못 알아 듣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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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어른들에게 영어는 두려움, 그 자체다. 십여 년간 영어를 배웠건만 외국인 앞에 서면 입이 얼어붙는다. 머리서만 단어가 맴돈다. 이런 두려움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자녀들에게 물려줘선 안된다. 부모와 자녀의 학습을 돕기 위해 영어 시리즈를 3회로 나눠 싣는다.

콩글리시라는 말이 있다. 단지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단어로 정확한 표현은 ‘Broken English’다. 중국이나 일본에선 칭글리시나 쟁글리시라고 표현하지 않는다. 콩글리시는 우리가 하는 영어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표현이다.
콩글리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권 국가에 가서 말 한마디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처음엔 용감하게 몇 마디 말을 해보지만 상대방이 전혀 알아 듣지 못해 입을 닫아버리게 되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차라리 백지 상태로 미국에 가면 빨리 영어를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 동안 공들여 배운 영어인데 왜 외국인들이 알아 듣지 못할까?

첫째, 발음과 억양 때문
영어의 발음 대부분은 우리말 표기가 가능하지만 안 되는 단어도 있다. th 발음이 대표적이다. 또한 r과 l, v와 b의 발음 구분도 한국사람들에겐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대다수 한국인은 영어 단어를 그저 문장을 해석하는 단편적인 도구로만 여겨왔다. 단어는 언어의 기본적인 구성요소이며 이는 소리를 통해 비로소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이를 무시하고 한국어식 발음으로 영어를 익히다 보니 의사소통이 이뤄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I love you’를 예로 들어보자. 간단하지만 l과 v발음을 혼돈하면 ‘I rub(문지르다, 비비다) you’가 된다. 한국어 표기는 똑같은 러브지만 전혀 다른 의미가 되는 것이다.
한국어에는 없는 발음으로 s가 있다. 영어에서는 ‘쓰-’에 가깝게 발음된다. super-, sofa는 한국어로는 슈퍼-, 소파 라고 표기하고 읽을 때도 영어의 sh-발음과 비슷하게 소리낸다. Superman은 슈퍼맨이 아닌 쑤퍼맨으로, sofa도 소파가 아닌 쏘파 정도로 발음해야 한다.
복음성가중 “내게 강 같은 평화~”라는 노래가 있다. 그 노래의 영어 가사는 “I’ve got peace like a river”다. 역시 마찬가지로 river를 잘못 발음하면 liver 가 된다. liver는 신체 장기인 간이다. 즉 내게 ‘강’ 같은 평화가 내게 ‘간’ 같은 평화가 되는 것이다.

둘째, ‘혀 굴리기’에 대한 그릇된 집착이 원인
우리가 흔히 버터를 바른 듯 유들유들하게 말하면 좋은 영어발음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단어 하나하나의 발음을 소홀히 하면서 혀만 굴린다고 잘하는 영어는 절대 아니다. 지나치게 혀를 굴려 l을 r로, p를 f로 발음할 경우 의미가 완전히 달라진다.
굴리기보다 정확한 발음이 중요하다. 미국에 사는 인도인들이나 스페인계 사람들은 그들 특유의 액센트를 그대로 사용한다. 미국의 방언처럼 통용되고 있다. 발음이 정확하고 액센트를 알맞게 구사한다면 단어 몇개로 표현하는 broken English로도 의사소통이 충분히 가능하다. 그렇기 위해선 단어를 문장 해석을 위한 기호가 아니라 소리를 통한 의미 체계로 이해해야 한다.

셋째, 기형적으로 만들어진 외래어의 영향
많은 한국인이 외국인들과 대화 중에 외국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다 의미 전달이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이 원산지인 국적 불명의 영어다. 샐러리맨, 아파트, 스킨십 등은 양호한 편이다.
대부분의 일본식 영어는 영어권 사람들이 전혀 알아 듣지 못하는 말이다. 영어 문화권의 책이나 영화가 아니라 일본 교재를 그대로 번역한 영어교재로 공부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또 각종 대중매체의 외국어 한글표기 남용도 영어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주요인이다.

영어식 표현은 무조건 받아들이려고 하는 언어적 사대주의도 극복해야 한다.
우리나라 여성들이 흔히 쓰는 쓰리 싸이즈라는 말이 있다. 여성의 신체 사이즈를 말하는 전형적 일본식 표현으로 외국인들은 알아듣지 못한다. Body Measurements가 옳은 표현이다. 그리고 콘센트는 power outlet, 팬티 스타킹은 pantyhose가 정확한 표현이다.

정리=프리미엄 조한필 기자 chopi@joongang.co.kr
자료제공=장학어학원
장학어학원은 20년간 특목고 입시 명성을 쌓아온 장학학원이 잠실 재건축 단지에 설립한 초대형 영어 전문 어학원이다. 실용 표현영어 위주의 iBT형 영어 학습 프로그램을 초중고 학생들에게 단계별로 제공한다. 02-420-7879

바뀌어야할 'Broken English'
1) 액센트에 따른 황당한 상황 ‘unique’ 과 ‘eunuch’

He is unique. (그는 특별하다 - 칭찬의 의미)
He is a eunuch. (그는 내시<거세한 사람>이다)

요즘 TV 드라마에서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환관” 또는 “내시”를 뜻하는 “eunuch”는 “특별한”이란 의미의 “unique”처럼 한국어로는 모두 “유닠” 또는 “유니크”로 표기된다 하지만 현지 발음에서는 액센트의 위치가 전혀 다르다.

특별하다의 unique는 두번째 음절의 i에 액센트가 와서 “유니-ㅋ”식으로 발음되지만 eunuch는 첫 음절에 액센트를 줘 “유-니크”식으로 발음된다. 글자로는 표현에 한계가 있지만 액센트를 생각하며 발음해보면 차이점을 확실히 알수 있다.
 사소한 실수로 ‘특별한 사람’이 졸지에 ‘내시’가 될 수도 있다.

2) 일본식 영어
■ 우리가 자주 쓰는 talent(탤런트)란 말이 있다. TV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연기자를 통칭하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일본식 영어로 외국인들은 그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She is a very famous talent in Koera. (그녀는 한국에서 매우 유명한 TV 배우이다)
원래 영어에서 talent는 명사로서 부여받은 재능을 말한다. 따라서 위의 문장은 문법적으로도 틀린 것이다.
 
‘She is a very famous TV star.’ 라고 말하거나 또는
‘She is a very famous actress.’ 라고 말하는 것이 옳다.

 
■ 한국인-What is your three-size? (당신의 신체 사이즈는 어떻게 되시나요?)
외국인-Three-size? What is 3-size? (머리 속으로 신발 사이즈, 바지 사이즈, 재킷 사이즈를 생각한다.)

교육단신 - 아이 학습능력 키우기 강좌
리더십 계발 전문 교육기관인 ㈜아시아코치센터가 ‘우리 아이 학습능력 어떻게 키워줄까’라는 주제로 11월 1일(목) 오후 2시 학부모 공개 강좌를 연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를 대상으로 열리는 이번 강좌에서는 자녀의 기질에 따른 학습성향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방법, 개인의 의욕 수준과 학습능력에 따른 차별적인 동기 부여 방법, 올바른 공부 습관을 기르기 위한 학습관리법 등이 제시된다. 청소년 전문 코치들이 학습코칭 프로그램 운영 경험과 노하우도 함께 전할 예정이다. 장소는 삼성역 섬유센터 빌딩 뒤 아시아코치센터 교육장. 참가 희망자 사전 예약,
02-566-7782 (www.asiacoa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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