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트렌드세상이바뀐다>주문형비디오-영화.게임.쇼핑

정년퇴직한 K씨는 저녁 잠자리에 들기전 주문형 비디오(VOD)를 통해 학창시절 감명 깊게 보았던 영화『로마의 휴일』을 감상했다.K씨는 요즘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젊은 시절에 보았던 추억의 명화를 한편씩 감상하는 새로운 취미를 갖게 됐다.
영화 감상을 마친 그는 주말에 낚시를 떠나기로 한 친구와의 약속을 떠올리며 새 낚시찌 구입을 위해 채널을 돌려 VOD 쇼핑 화면을 불러냈다.K씨는 화면을 통해 직접 제품을 확인한 뒤리모컨을 조작,마음에 드는 찌를 주문했다.상품은 24시간안에 배달되도록 돼있다.
이같은 모습은 올 10월부터 한국통신이 서울 반포전화국 관할1백가구를 대상으로 시범서비스할 예정인 VOD서비스가 상용화됐을 때를 가상한 시나리오다.
영화.게임.학습물.쇼핑광고등 영상으로 제작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안방에 앉아 TV나 개인용 컴퓨터로 선택해 시청할 수 있게 해주는 VOD서비스는 가정생활의 모습을 크게 바꾸어 놓을 엄청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이 서비스가 세계적으로 널리 관심을 끄는 것은 다양한 영상물을 VCR 정도의 화질로 안방에서 시청할 수 있게 하면서도 기존 전화선을 이용한다는 점이다.즉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사업자의영상처리 전용 컴퓨터 비디오서버에 저장된 영화 등 영상을 전화선을 통해 수신한 뒤 세트 톱 박스(압축해제장치)를 거쳐 TV수상기나 PC를 통해 가정에서 받아볼 수 있다.
방송과 통신의 영역이 결합된 VOD는 현재 미국.일본.유럽 등 15개국에서 시범운영되고 있다.
반포전화국의 시범서비스 준비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통신 서비스개발국의 閔成五 영상사업부장(39)은 『아직은 세계 각국에서 시범 운영되는 태동단계에 불과하지만 사용자의「요구에 따라」(on demand)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대 화형 서비스인 VOD는 새로운 미디어 혁명을 예고하는「온 디맨드 서비스」의 대표주자』라고 말했다.
최근 자주 등장하고 있는「온 디맨드 서비스」는 기존 공급자 중심의 일방적인 미디어의 흐름을 완전히 뒤엎어 사용자의 의지가반영되는 雙方向 미디어의 성격을 규정하는 신조어다.
각광받고 있는 온 디맨드 서비스로는 VOD를 비롯해 현대인의다양하고 신속한 정보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뉴스 온 디맨드」,가라오케의 천국인 일본에서 시범 실시되고 있는「가라오케 온 디맨드」,뮤직비디오를 전화 한 통화로 언제 어디 서든 감상할 수 있는「뮤직 온 디맨드」등이 있다.
컴퓨터 게임을 즐길 수 있는「게임 온 디맨드」,상품광고 정보를 골라서 볼 수 있는「애드버타이징 온 디맨드」,팩시밀리를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해 주는「팩스 온 디맨드」등도 새로운 시대를 여는 주문형 서비스의 대표적인 유형 들이다.
〈高昌護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