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호 선대본부장이 밝힌 이명박의 필승 전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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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 07면

중앙포토

-선대위가 과거와 다르다는데.

“뛰지 않고 눈도장만 찍는 의원들 불이익”

“이 후보의 기본 방침은 중앙 선대위는 슬림화하고 지역 선대위 중심으로 하라는 거다. 과거엔 중앙을 매머드적으로 만들어 정치인들이 다 차지하고 후보 앞에서 눈도장 찍었다. 그런데 표는 지역에 있다. 이 후보는 모든 것을 실용주의적으로 바라보니까 지역 선대위를 강화하고 의원들이 자기 지역에서 표를 얻으라는 거다. 당원협의회(옛 지구당)별로 500∼1000명 정도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도 의원들이 선대위에 많이 합류했다.

“그건 지역 활동에 지장 없이 직능별로 정책을 담당하라는 거다. 선대위 출범 때 이 후보가 나를 불러 ‘중앙 선대위에서 불필요하게 눈에 어른거리거나 쓸데없이 자주 눈에 띄는 의원은 불이익을 받을 거라고 의원들에게 얘기하라’고 지시했다.”

-지역구 의원들의 대선 기여도를 평가하겠다는데 객관적 기준이 있나.

“여론조사와 함께 당원 교육 실태 등 중앙에서 지시한 지역 활동에 대한 지침, 협조 사항을 얼마나 지키느냐를 당무 감사를 통해 종합 평가하면 기준이 나온다.”

-당무 감사 시기는.

“대선 이후가 될 거다.”

-그 결과가 내년 총선 공천과 연결되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은 대선에 집중하고 있다. 공천 얘기는 시기 상조다.”

-강재섭 대표와도 상의한 내용인가.

“사전에 대표께 보고한 거다. 대선에서 열심히 한 사람이 평가 받는 시스템을 만드는 거다. 특히 ‘친박근혜’였던 사람은 무조건 불리하지 않겠느냐고 걱정하는데 이렇게 하면 ‘친박’이든 ‘친이명박’이든 객관적이고 공평한 조치가 가능하다고 본다.”

-박 전 대표의 협력을 아직 이끌어내지 못한 거 같다.

“박 전 대표가 언젠가 참여하겠지만 아직은 마음을 다스릴 시간이 필요할 거다. 경선 과정에서 치열하게 ‘이 후보는 안 된다’는 얘기를 했기 때문에 지금 이 후보에 대해 말하기는 정서적으로 안 맞을 거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정권 교체가 이 시대 최고의 애국’이라고 말한 분이기 때문에 실제 선거가 시작되면 (이 후보 지원에) 참여하실 거다. 박 전 대표가 소극적이면 국민이 걱정할 거고 박 전 대표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도우실 거다.”

-박 전 대표 쪽 의원 사이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두세 사람 불만이 있을지 모르지만 다들 일상으로 돌아가 국회 일도 열심히 하고 큰 문제가 없다. 저(박 전 대표)쪽 했던 의원들이 지역에서 ‘내가 그동안 박 전 대표를 밀었지만 박 전 대표가 안 됐으니 이제 정권 교체를 위해 이 후보를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오히려 ‘친박’ 의원이 더 열심히 뛰는 모습도 보인다. 여론조사도 ‘친박’ 의원 지역들이 상당히 좋아지고 있다.”

-어디가 그런가.

“대구 같은 데서 이 후보 지지도가 높고 경남 쪽도 ‘친박’ 의원들 지역에서 지지율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

-최근 사무처 직원 인사에서 ‘친박’ 쪽이 소외됐다는 지적이 있다.

“인사라는 것은 서로 돌아가며 자리를 맡는 거다. 몇 사람이 요직을 독점하는 것은 조직 발전을 위해 좋지 않다. 당의 질서가 바뀌는 가운데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것 자체를, 누리던 입장에서 박탈감을 가지고 인사 불만을 터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 여부가 관심사다.

“이 전 총재가 김대업 사건 같은 부당한 네거티브로 대선에 패배한 것은 통분할 일이다. 그러나 ‘차떼기’로 당이 어려움을 겪을 때 이 전 총재 스스로 ‘모든 책임을 짊어지겠다’고 했고 올 1월에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씀했다. 그분은 원칙과 명분을 중시하기 때문에 당이 분열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는, 출마 같은 행동은 하지 않으실 거다.”

-불법 자금을 쓰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 후보가 내게 사무총장을 맡기면서 ‘야당 총장을 하면 앞으로 집권 가능성이 많으니까 (불법 자금을) 도와주려는 사람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단 10원도 불법이 개입되는 선거는 하지 말라는 게 이 후보의 특명이다. 과거에는 중앙당에서 지방으로 돈을 내려 보냈지만 이번엔 법정 비용 이외엔 일절 없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리라는 지시를 받았다.”

-경선 때 불거졌던 BBK 문제가 다시 쟁점이 됐다.

“지금 이게 (처음) 나왔으면 지지자들이 걱정할 수도 있는데 경선에서 워낙 가혹할 정도로 검증 받아서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다. 내성이 생겨 우리도 대응하기가 낫고 국민도 이제는 그러려니 하는 정도다. (경선) 당시는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불만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약이 됐다.”

-김경준씨 송환 배경을 두고 한나라당에서 의혹을 제기한다.

“김경준이라는 사람이 돌아오면 교도소에 가야 하고 피해를 끼친 사람에 대한 보상 문제가 있는데도 스스로 오겠다는데, 또 한국의 감옥과 달리 미국의 교도소는 가정에 비유할 정도로 환경이 좋다는데, 그런 걸 다 떨쳐버리고 굳이 이 시점에 오겠다는 건 누가 봐도 정치공작 차원이다. 누군가 분명히 김경준 사건을 대선에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다고 본다.”

-정동영 후보와 관련한 제보가 있다고 했는데.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제보가 들어오는데 확인도 하고 정리도 해야 되니까 적절한 시기에…. 우리도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여권 후보도 당연히 국민 검증을 거쳐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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