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작가 金庸 분석한 평론서 첫 번역출판-"金庸문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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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중국최고의 무협작가로 꼽히며 80년대에 국내에도 무협소설붐을일으켰던 金庸의 작품세계를 분석한 평론서가 처음 출간돼 金庸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웅문』『녹정기』『동방불패』등의 작품으로 국내에도 1백만명이 넘는 독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金庸은 현재 홍콩 일간지明報의 사장이자 주필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큰뜻출판사에서 나온 평론집 『金庸문학』Ⅰ.Ⅱ는 중국 南昌항공대학 중문학과 陳墨교수가 84년에 펴낸 것을 무협작가이자 번역가인 朴永昌씨가 옮긴 것이다.
『金庸문학』은 딱딱한 학술서라기보다 필자가 金庸의 애독자들과새롭게 金庸의 작품세계에 관심을 갖는 독자들을 위해 쉽게 풀어쓴 입문서다.金의 개인적인 약력과 작품을 소개한 서론에 이어 金이 81년 『녹정기』를 끝으로 절필하기까지 발 표한 15편의작품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을 번역출간한 朴씨는 『우리나라에도 金庸의 애독자가 1백만명이 넘는데도 마땅한 입문안내서가 없고 또 절필한 이후에도金庸의 작품이라고 번역.소개되는 책이 많아 진본에 대한 올바른정보를 주기 위해 출판하게 됐다』고 동기를 밝 히고 있다.이 책에 따르면 金庸의 진본은 국내에 『영웅문』으로 소개된 『사조영웅전』『신조협려』『의천도룡기』를 비롯,『녹정기』『천룡팔부』『협객행』『소오강호:동방불패』『서검은구록:청향비』『설산비호』『비호외전』『벽혈검:금사검』『연성결』『 원앙도』『백마소서풍』『월녀검』등 15편 뿐으로 그외의 작품은 모두 가짜라는 것이 朴씨의주장이다.
한편 이 책의 저자 陳교수는 金庸 문학을 『문학의 가장 위대한 경지인 雅俗共賞(고아함과 속됨을 함께 지님)을 실현한 수준높은 대중소설로 강호의 활극을 다룬 일반적인 무협소설과는 달리역사속에서 이야기를 끌어낸 점이 독특하다』고 평 한다.
홍콩.대만.중국 등 중국어문화권은 물론 한국과 동남아,미국과유럽에 1천만명 이상의 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金庸은 중국에서 「金學」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박사논문이 쓰여지는등 학문적인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陳교수는 무협소설을 『기나긴 발전 과정을 거쳐 중국문학의 독특한 형식으로 정착된 장르』라 규정하며 사마천의 『史記』중 「유협열전(游俠列傳)」을 무협소설의 효시로 꼽는다.
그는 또 『金庸의 작품을 한번 읽어보지도 않고 「일고의 가치도 없는 책」으로 몰아붙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金庸 애독자들의 열기는 분명히 연구가치가 있는 문학현상』이라고 金學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우리나라의 무협애호가들은 모두 그의 독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에 붐을 일으킨 金庸은 1925년 浙江省 해녕출신으로 본명은 査良鏞이다.필명은 끝자인 鏞을 풀어쓴 것.국립정치대학에서 외국문학을 전공한 그는 신문기자로 취직해 홍콩 지사에 파견되었으며 영화에도 관심을 가져 영화평과 대본,연출도 하다 55년 친구인 梁羽生의 영향으로 무협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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