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性愛묘사 미란다 관계자 영장신청-검찰서 증거보완 지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여배우의 알몸연기로 외설논쟁이 일었던 연극「미란다」의 극단주.주연 여배우등에 대한 사법처리를 놓고 외설의 한계와 표현자유를 둘러싼 논쟁이 재현됐다.
정치적 이유로 연극공연이 중단된 일은 있지만 외설여부로 사법조치가 시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6일 이 연극의 주연 남자배우겸 연출자인 포스트 극단대표 崔明孝씨(39.예명 文信久)와 락산소극장대표 黃奎鶴씨(27)등 2명을 공연음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주연 여배우 金度延씨(23)를 불구속 입건했다 .
경찰의 사법처리는 그러나 검찰이『신청된 영장에 사진1장과 신문스크랩만 붙어있고 관련자들의 진술이 첨부돼 있지 않은등 수사가 미진하다』는 이유로 보강지시를 내려 일단 제동이 걸렸다.
검찰은 특히 관객의 반응을 확인해 자료로 첨부하도록 했다.
연극이 공륜심의 대상이 아니고 연극의 예술성.외설성 여부에 대한 판단이 지극히 민감하고 전문적인 문제이므로 충분한 검토가있어야 한다는게 검찰 입장이다.
그러나 경찰은『검찰의 재지휘는 수사를 충실히 하라는 것이지 근본적으로 외설연극을 용인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사법처리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첫째는 공연윤리위원회가 경찰에 보낸 답신이「미란다」의 외설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륜은 연극「미란다」의 외설여부 내사에 착수한 경찰로부터 지난달 중순 8가지 문항의 답변서를 받은뒤『이 연극은 예술성 추구보다 영리추구를 위한 연출이며,여배우의 알몸연기 역시 우리사회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통보했다는 것 이다.
또 금년 상반기에만 벗기는 연극이 10편이 넘은데다가 20여명의 배우들이 알몸으로 출연하는등 외설붐에 대해 국민감정이 사법처리에 긍정적이라는게 경찰주장이다.
『이대로 놔두면 연극이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는 사법당국의 위기의식도 깔려있다.
그러나 문화계에선 대부분 이번 조치에 대해 부정적이다.예술계의「자정능력」을 믿어 달라는 주문이다.
연극협회 林英雄이사장은『극단측에 자제공문을 보내는등 나름대로노력했고 극단 스스로 연극공연을 중단했는데 법적으로 제재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고 연극협회는 27일 비공식 모임을 통해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연극원 金雨玉원장은『문화예술은 스스로 바람직한 길을 찾는 능력을 갖고있다.당국은 좀더 기다리는 자세가 아쉽다』고 말했다.
英國극작가 존 파울스 원작「컬렉터」를 각색한「미란다」는 6월16일부터 7월24일까지 동숭동 락산소극장에 올려져 6천5백여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올상반기 히트작이었다.정신착란자가 나비를수집하듯 젊은 여성을 납치해 비정상적인 애정을 구한다는 내용에주연 여배우가 10여분간 알몸으로 성애를 묘사한 이 연극은 결국 연극계의『자정』주장과『한계를 넘었다』는 사법의 상반된 논란을 일으켰다.
〈李揆和.表載容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