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국산기기로 CATV시험방송화질선명 합격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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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내년 3월 유선TV 방송의 출범을 앞두고 국산방송기기의 성능을 점검해보기 위한 시험방송이 17일부터 수원의 2개 유선방송국(권선구,장안.팔달구)에서 개시됐다.이번 시험방송은 90%이상 외국기자재를 사용해 운영중인 한국통신 목동시험 방송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한국형 CATV」의 모델을 정립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3개월간 운영된다.
시험방송에는 국내업체가 개발한 컨버터(가입자수신장치)및 가입자관리시스템,변조기.앰프.문자발생기등 국산방송기자재가 90%이상 사용됐고 9개 프로그램 공급업자,한국전력.한국통신등 전송망사업자가 참여했다.
지난 17일 시험방송 개막행사에 참석한 李敬在공보처차관과 유선방송관련업체 대표들의 관심을 끈 부분은 CATV의 화질문제.
이날 시범적으로 가전제품대리점 한곳과 가정집등 두곳에 송출된 유선화면은 기존의 공중파나 중계유선방송보다 선명한 화질을 제공해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시험방송은 케이블 전문채널 5개,KBS.MBC.SBS등 공중파 재전송채널 5개,지역정보채널 2개등 모두 12개 채널을 차질없이 송출하는데도 성공했다.시험방송은 권선구 1백가구,장안.
팔달구 1백가구등 모두 2백가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권선구는 한전(지상)이,장안.팔달구는 한국통신(지하)이 5㎞씩의 전송망을 설치했다.그간 CATV 성공의 가장 큰 관건으로 여겨져왔던 국산기기의 설치는 카메라.VCR.시스템분야를 삼성전자가,가입관리시스템.스크램블러.컨버터를 삼 성전기가 맡았고 대한전자(루팅스위처)한일전자(변조기)보은전자(문자발생기)동서전자(믹서)고려ENG(스위처)한국전자(앰프류)등 8개 업체가 참여.
특히 케이블 전문채널을 통해 삼성물산.대우전자.한국스포츠TV.제일기획.현대방송.제일방송.현대음향.뮤직네트워크.그린TV등 9개 프로그램 공급업자가 제작한 「시범 프로그램」이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유료 영화채널인 삼성물산은 신성일.엄앵란주연의 흑백영화 『맨발의 청춘』을 방영해 눈길을 끌었고 오락채널인 현대방송은 톱스타 채시라를 첫 화면에 등장시킨 자체 홍보물을 첫 방영했다.한국스포츠TV는 「다시 보는 서울 올림픽」을 주제로 88올림픽 인기종목을 재방영했으며 뮤직네트워크는 김건모의 뮤직비디오등을 방영했다.
이번 시험방송에서는 장안.팔달구의 수원방송과 권선구의 수원종합유선방송국이 서로 주방송국과 부방송국으로 협업체제를 이뤄 24억원의 비용을 절감,정부가 추진중인 케이블TV 복수소유(MSO)의 전망을 밝게 했다.
그러나 이같은 외관적인 시험방송 성공에도 불구하고 설치된 국산기자재들이 험난한 지형.기후등에서 「필드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자체 납품제품이라는 점에서 아직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가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먼 거리의 가정에 송출되는 화면의 경우 최대 18개의 증폭기를 거치기 때문에 화면.음향의 질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으나 이번 시험방송된 두곳의 경우 방송국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점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이와함께 업무관장영역이다른 공보처(방송전반).체신부(전송망사업).상공부(국산기자재)등의 명령계통이 달라 준비기간중 협조체제가 원활치 않았던 점도「현장의 불만」으로 제기됐다.또한 시험방송의 시작만 있고 완료후의 세세한 「평가기준」에 대해서 는 청사진이 마련되지 않은 점도 짚고넘어가야 할 과제로 남게됐다.
〈崔 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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