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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영화계 신예감독 카소비츠 카페오레서 각본.주연등 맡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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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스킨헤드,꺼칠꺼칠한 수염,빨간 배낭,워크맨과 산악자전거….
파격적인 분위기의 프랑스 신예감독이「제2의 스파이크 리」란 찬사를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19일 미국에서『카페 오레』란 영화를 개봉한마티유 카소비츠(Mathieu Kassovitz).올해 26세인 그는 각본.감독.주연의 1인3역을 했다.
『카페 오레』는 그의 첫 장편영화.흑백혼혈아인 여주인공 롤라의 삼각관계를 통해 인종문제를 부각시킨 작품이다.
가톨릭신자인 롤라는 가난한 유대인 배달소년,아프리카에서 온 부자 회교도 법대생과 더블데이트를 한다.그러던 중 임신을 하자그녀는 아이의 피부색을 보기 전까지는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겠으니 그때까지 삼각관계를 유지하자고 제의한다.
지난해 파리에서『혼혈아』(Mettisse)란 제목으로 개봉된이 95분짜리 영화는 흥행에선 실패했으나 평론가들로부터는『프랑스의 인종문제를 명쾌하게 제기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카페 오레』는 백인남자와 유대인남자가 빈민가인 게토에서 살고 흑인남자가 중산층의 고급아파트에서 산다는 상황설정이 색다르다. 유대인남자인 펠릭스역으로 나오는 카소비츠는 극중 라이벌인흑인 자말(우베르트 쿤드扮)과「더러운 유대인놈」「비열한 검둥이놈」「치사한 아랍놈」등 편견에 가득찬 공격을 주고받는다.
카소비츠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어떤 사람들은 이같은 대사때문에 내 영화가 오히려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은가.관객에게 인종차별주의자가 되지 말라는 설교로 도덕적인 포장을 하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프랑스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이민자.마약밀매자.권투클럽등으로 특징지어지는 파리뒷골목의 다인종사회를 영화화한 카소비츠는 헝가리 유대인인 아버지,프랑스인 가톨릭신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유대인.아랍인.중국인들이 뒤섞여 사는 파리의 벨 빌에서 성장했다. 그는 90년 제작한 첫작품『미치광이 피에로』(7분짜리 단편)에서부터 인종문제를 제기했으며 두번째 단편『하얀 악몽』에서는 인종주의자의 폭력사태를 그렸다.
그의 다음 작품은『증오』(Hate).젊은 아프리카인을 죽인 경찰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인을 음모하는 3명의 유색이민자의 이야기다. 카소비츠는 작품의도를『상영금지당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프랑스영화계는 그를『똑바로 살아라』『말콤 X』 등 흑백갈등을 깊이있게 파헤친 영화를 만든 미국의 스파이크 리 감독에비견하며 프랑스의 새영화운동을 이끌어갈 기수로 꼽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프랑스는 지루한 영화만 만든다』며『프랑스감독들은 예술영화에만 집착,「쥐라기공원」같은 작품을 비웃지만「쥐라기공원」이야말로 어떤 프랑스영화보다도 진지하고 또 재미있다』고 脫프랑스를 외친다.
〈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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