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방경찰청 항공대 헬기들 태풍안내방송.응급환자 후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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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남도경에서 알려드립니다.태풍이 몰려오고 있으니 즉시 귀가하거나 안전지대로 대피하시고 농작물 피해가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경남지방경찰청 항공대(대장 崔仁春경감)의 일터는 파란 하늘이다.항공대소속 헬기들은 이번 여름 태풍이몰려올 때마다 부산.경남지역 피서지와 농촌지역을 돌면서 안내방송하고 응급환자를 후송하느라 평소보다 두배나 많은 시간을 비행해야 했 다.
태풍의 길목에 위치해 있어 여름철만 되면 극심한 태풍피해를 겪어온 경남지방이 올해는 항공대의 이같은 노력으로 경찰청이 목표로 하는「인명피해 제로」의 기록을 달성할 꿈에 젖어있다.
현재 경남지방경찰청 항공대는 미국휴즈社 5인승 369D기종과미국벨社 7인승 206L-3등 두대의 헬기를 보유하고 3명의 조종사와 정비사등 10여명이 밤낮 없이 부산.경남지역 일대 창공을 일터 삼아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응급환자 후송과 시위진압등 주요임무 외에 올해는 처음으로 태풍피해에 대비한 피서객 대피 안내방송까지 실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제13호 태풍「더그」가 북상하던 지난 8,9일엔 항공대 소속 헬기 두대가 동원돼 지리산을 비롯해 통도사.내원사.표충사등 주요계곡과 해운대.일광.월하.일산해수욕장등 부산.경남지역 일대를 돌면서 대피를 유도하는 안내방송을 실시했는데 태풍이올 때마다 이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안내방송은 쉬운 일이 아니다.헬기가 지상 50여m정도저속으로 비행하면서 방송을 해야하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 조종사들의 설명.
조종사인 李東龍경위(45)는『해수욕장의 경우 마이크 설치 각도상 바다 쪽에서 육지쪽을 향해 방송을 해야한다』며『이 경우 대부분 바다 쪽에서 부는 해풍의 영향으로 헬기 뒤쪽에서 바람이불기 때문에 헬기의 중심잡기가 어려워 애를 먹는 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경남지방경찰청 항공대는 지난 7일 오후1시쯤 지리산 장터목산장에서 태풍「더그」를 피해 급히 하산하던 등산객 許 열씨(37.서울종로구신문로2가)가 심한 복통을 일으켜 생명이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출동,병원으로 후송해 생명을 구하는등 눈부신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지난 4월엔 근무중 교통사고를 당해 위독한 상태에 처한 고속순찰대 6지구대 文경암경장(40)을 서울경찰병원까지 후송하는등 올들어 긴급후송한 응급환자만도 1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 3월 전남여천군남면소리도앞 해상에서 침몰한 제5영덕호 선원 9명을 구조하기 위해 10여일이나 매일 이 일대해안을 수색했으며,올들어 발생한 10여건의 선박충돌 사고때마다유출된 기름의 방향과 오염상태를 파악하느라 출 동해야 했다.항공대장 崔仁春경감(45)은『현재 보유한 항공기들이 소형이어서 악천후나 큰 인명사고가 나면 구조에 어려움이 많다』며『앞으로 더 많은 생명을 구조하기 위해선 헬기가 대형화.현대화돼야 하지만 예산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 다.
[昌原=金相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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