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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로 재무장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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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한독약품은 최근 충북 음성에 있던 중앙연구소를 서울 중화동으로 옮겼다. 연구소가 지방에 있다는 이유로 우수한 연구 인력을 뽑기도 어렵지만, 입사한 연구원들도 1∼2년이 지나면 떠나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결국 서울 역삼동 사옥으로 이전하기 전에 본사로 사용했던 중화동 사옥을 중앙연구소로 개축했다.

 한독약품 김영진 회장은 “회사의 미래가 연구개발(R&D) 역량에 달려있는 만큼 어려움을 무릅쓰고 연구소를 옮겼다”고 말했다. 한독약품 중앙연구소는 인근 대학 및 산업체와 공동연구도 모색하고 있다.

 토종 제약회사들이 R&D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정부의 약가 적정화 방안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국내 제약시장에 먹구름이 몰려오자 R&D에서 해법을 찾으려는 토종 제약사들이 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인도에 현지사무소를 열었다. 이 회사는 인도는 물론 미국에도 연구소를 설립해 국내 연구소와 연계해 글로벌 R&D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이 개발에 성공한 국내 생명공학 신약 1호 EGF(세포재생인자)는 현재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제를 목표로 마지막 임상절차를 밟고 있다.


 LG생명과학은 R&D와 마케팅 분야 인력을 보강하기 위해 외국인 인력을 적극 영입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액의 25% 수준인 600억원을 R&D에 투자하기로 했다.

 업계 1위 기업인 동아제약과 2위인 한미약품도 우수 연구 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매년 15명 정도 뽑던 R&D 인력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늘려 현재 176명인 연구인력을 2010년 300명, 2015년 500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20명의 연구인력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30∼40명 수준으로 늘렸다. 현재 230명 수준인 연구인력을 3년 후에는 2배 가까운 400명대로 늘리기로 했다.

한미약품은 또 경기도 평택에 있는 세파계 항생제 전용공장을 복제약이 아닌 오리지널 경구용(먹는 약) 항암제 R&D 및 생산기지로 삼기로 했다. 이 회사는 연구개발비를 지난해 405억원에서 올해는 500억원으로 늘렸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 해 수조원대 연구개발비를 사용하는 다국적 제약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한국 실정에 맞는 특화된 R&D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엄청난 연구비가 투입되는 전형적인 신약개발보다는, 주사제를 경구용으로 바꿔주는 형태의 경제적인 R&D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미약품의 경우 이처럼 경구용으로 바꿔주는 물질 개발에 성공해 그동안 주사제로만 사용할 수 있었던 항암제 물질을 경구용으로 바꾸는 연구를 하고 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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