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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장군의 아들에서 말단사원 탈바꿈 박상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장군의 아들」에서「과장의 부하」로 강등(?)하는 박상민(25).요즘「영 아닌」신세에 조금은 불만이다.『임마,「장군의 아들」이 되려면 진짜 장군의 아들처럼 행동해야 하는 거야.어깨를 펴라고.무서울게 뭐 있어』임권택감독도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제 진짜「장군의 아들」이 아닌게 확실하므로 언제까지장군의 아들로 살 수는 없는 것.「배우 박상민」이 더 중요하고절박하며 진짜의 명예가 달린 것.
『그 정신은 속에 파묻고 앞길을 가야지.웃어버리자 웃어버리자고.』 그가 2년여의 공백을 깨고『과장 안성기』(가제)에 출연하기로 결심한 것도 이 때문이다.맡을 역은 오성전자 신제품개발부 직원.
만년과장 안성기 밑에서 일하는 마마보이기질이 농후한 직장인으로 뻔질대기가 이를데 없는 신세대다.
그러나 함께 일하는 콧대높은 여성 고참의 따뜻한 시선 한번 끌지 못하는,눈썰미는 커녕「멋대가리」없는 청년.
『그래 박력이 없으면 어때.처음부터 시작하는 거야.선배의 비위도 맞춰주면서 과장이 되고 부장이 되며 사장까지 되는 거야.
회장까지 될 줄 어떻게 알아.』 독백을 하며 박상민은 펄펄 끓는 혈기를「팍팍」죽이고 있다.펴진 어깨도 이젠 접어개고 운동도자제하며 살도 빼고 직장생활하는 친구들도 만나 애환도 들어본다. 영화제목에 배우의 실제 이름을 쓰기는 이번이 처음인 이 영화는 이름에서부터 웃기는「끼」가 넘치는 코믹물.이명세감독이 여섯남자와 한 여자의 좌충우돌하는 직장생활을 각기 유별난 취향을가진 캐릭터들을 내세워 그린다.
한심한 남자들의 이야기라곤 하지만 웃음 뒤에 휴머니즘도 적당히 깐다.
***재즈가수.웨이터로도 演技 『열 아홉살에 유명한 영화(장군의 아들Ⅰ)의 주인공을 맡았어요.세상을 너무 일찍 알았다는 생각이 듭니다.기대치를 너무 키운 것 같아요.이번에 영화를 새로 시작한다는 자세로 완벽한 변신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사실 박상민에겐 이단옆차기와 날카로운 눈매의 주먹 세계만 있었던 게아니다.92년 곽지균감독의『이혼하지 않는 여자』에서 대선배 고두심을 상대하는 재즈가수로 등장했고 93년 김영빈 감독의『비상구가 없다』에선 잠시 웨이터역까지 감수했 었다.
그러나 박상민은 말한다.『장군의 아들이 아님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인정합니다.』 이번 영화는 박상민이 출세작의 껍질을 깨뜨리고 과연 대배우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는 가늠자가 될 것이다. 글:李揆和기자 사진:安聖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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