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알자-대학생.기업등 일본연구모임 급속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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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일본을 바로 알자」-.광복 반세기를 눈앞에 두고 그동안의 反日에서 한걸음 나아가 보다 생산적인 양국관계를 위해 일본을 체계있게 연구하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시내 일본학원에는 일반회사원들과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수강생들이 올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S일본어학원의 경우는 지난해까지 4백명가량 되던 일본어 수강생이 올해엔 8백명으로 급증했다.학원관계자들은『과거엔 학과공부나 어학실력쌓기 수강생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엔 유학과 어학연수를 위한 학생들과,어학의 중요성을 실감한 직장인들 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유학도 지난 88년이후 수효가 폭발,최근엔 한해평균 3만~4만명정도.
교육부 유학담당 黃인기씨(35)는『일본유학의 형태는 단순한 어학연수를 위한 단기유학에서 최근엔 보다 전문적인 분야에서 장기유학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판의 경우 李御寧교수의『축소지향의 일본인』과『천의 얼굴,일본 일본 일본』(조양욱)에 이어 KBS동경특파원을 지냈던 전여옥씨의 체험적 日本비판론『일본은 없다』가 40만부가 팔리는등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잇따른 일본관련서가 쏟아 지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일본에 대한 무조건적 배격이나 일본문화의 복제에 그친 출판계에 대한 반발로『일본을 바로보자』는 본격적인 일본비판에서부터 체계적인 연구서까지 다양하다.
日本연구는 기업에서 가장 활발해 三星은 올초 경제연구소내에 일본연구실을 따로 설치하고,일본기업연구와 역사.사회관련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李佑光실장(42)은『경제와 산업전반에 걸쳐 1~2명의 연구원들이 3개월에 걸쳐 장기프로젝트들을 추진하고 있고,매달 일본경제잡지등을 번역해 사보등에 게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三星물산에는 지역전문가들과 일본유학생.주재원 경험사원들을 주축으로「일본을 바로알자모임」「일본어로 말합시다모임」등 사원연구모임들이 결성돼 개별활동을 벌이고 있다.
金星社도 부장.과장급을 주축으로「일본연구회」가 지난해 5월 설립돼 매달 세미나를 갖고 있고 오는 9월『일본의 이해』란 계간지를 발행할 예정.이들은 또 매년 휴가때마다 일본과 국내의 문화유적답사,양국 고대사관계를 연구해오고 있다.
시민단체로는 YWCA가 91년말 주부회원들을 중심으로 일본연구회를 결성,토론회와 일본어강좌를 실시하고 있다.
대학생들을 주축으로 외국어대「한일우정교류협회」가 89년부터 일본의 농촌들을 방문,풍물공연을 벌이는등 매년 1회꼴로 일본의「일한우정협회」와 교류를 통해 일본알기에 앞장.현재 이단체엔 동국대.동덕여대.상명여대생들까지 가세해 연구와 교 류를 계속하고 있다.
초.중.고 교사중에서도「전국역사교사모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광복절을 전후해 일본「일한교육실천연구회」소속 역사교사들과교류,공동세미나를 갖고 역사유적답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은 양국의 역사교과서와 관련해 한일 고대.근대사에 대한 공동연구와 교류를 해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日本연구나 관심은 일본측이 벌이고있는 한국에 대한 연구에 비하면 질.양에서 모두 뒤지는 형편이다. 〈金鴻均.金政郁.金廷修.李后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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