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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이틀 연승에 우쭐 오만한 日복싱 한국에 無禮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한국 프로복싱이 어느덧 일본의「봉」이 됐는가.
일본의 WBC 주니어밴텀급챔피언 가와시마 히로시(川島郭志.24)는 10일『오는 11월 2차방어전을 東京에서 한국의 文成吉과 벌일 예정』이며 『대전료는 6백만엔(약 4천8백만원)정도 될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발표하는등 한국복싱의 자 존심을 건드리고 있다.
가와시마는 지난 5월4일 호세 루이스 부에노(멕시코)에게 판정승,타이틀을 따낸 뒤 지난 7일 살라자르(29.아르헨티나)와의 1차방어전을 난타전 끝에 판정승으로 이끈 애송이 챔피언.전적도 15승1무2패(12KO)에 불과하다.
그는 두체급 세계챔피언을 지내고 지난해 11월 글러브를 벗은채 쉬고있는 돌주먹 문성길(31)을 제물로 삼아 방어전 승수를쌓겠다는 속셈을 드러낸 것이다.
한국복싱이 지난해 12월 이후 세계챔피언 無冠國으로 떨어져 극도로 침체해 있는데다 최근 일본복서들이 세차례의 세계타이틀전에서 잇따라 승리하자 한껏 자신감에 찬 오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지난해와 올해 치러진 일곱차례의 韓日타이틀매치에서 柳明佑가 호소노 유이치(25)를 물리친 것을 제외하곤 여섯차례나 고배를 마시는 극도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이같은양상은 80년대까지 한국복싱이 일본복서들을 국내 에 불러들여 스파링파트너처럼 두들겨 눕히던 것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한편 가와시마의 일방적 대전의사를 전해들은 문성길은 『기회가온다면 초전박살을 내고 국내선수로는 처음 세번째 세계타이틀을 거머쥐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文은 『가와시마를 잘 알지 못하지만 아직 일본선수에게 패배한적이 없다』며『한국복싱의 매운맛을 보여주겠다』고 호언했다.
문성길은 『그러나 9,10차 방어전을 치른뒤 대전료 1억여원을 아직까지 프로모터(金喆鎬)로부터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대전료 문제가 선결돼야 경기를 치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프로데뷔 7전만인 88년7월 카오사이 갤럭시(태국)를 판정으로 물리치고 WBA 밴텀급왕좌에 오른 문성길은 갤럭시와의리턴매치(3차방어)에서 타이틀을 내준후 와신상담,90년1월 WBC 슈퍼플라이급에 도전해 코나두(가나)를 TKO로 물리치고 두체급을 석권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10차방어전에서 부에노에게 판정패 한 뒤 사실상 은퇴,익수제약 판촉광고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나 현재세계랭킹 4위에 올라 있다.
〈金相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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