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미국대선] 케리 '대세론' 탄력 받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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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변은 없었다. 3일 미 민주당 대선후보 세번째 경선에선 선두 주자인 존 케리(매사추세츠)상원의원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최종 승자에 한발 더 다가갔다. 존 에드워즈(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1위를 하고 오클라호마에선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사령관에게 불과 0.4% 뒤지는 2위를 해 저력을 과시했다.

◇승세 굳혀가는 케리='북부 리버럴(진보주의자)'이란 딱지가 붙어있는 케리 상원의원은 3일 경선을 통해 몇 가지 시험을 통과했다. 그는 남미 출신 유권자가 많은 남부의 애리조나와 뉴멕시코에서 각각 40% 이상 득표하며 승리했다.

흑인 유권자가 20%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이곳이 고향인 에드워즈 상원의원에 이어 2위를 했다. "케리는 남부에선 고전할 것"이라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든 것이다. 그는 또 출구조사 결과 여성.노인.노동조합은 물론 흑인을 포함한 유색인종으로부터도 가장 골고루 득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중부 미주리주에서는 2위인 에드워즈 의원보다 정확히 두배 많은 50%를 득표했다. 지난 1백년 동안 미주리주에서 이기고도 대통령이 되지 못한 경우는 단 한번뿐이라고 한다.

CNN은 케리 의원이 부시 대통령과 맞붙을 경우 5% 표차 이상으로 승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3일 보도했다. 이 조사에선 에드워즈 의원도 부시 대통령에게 1%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반전 노리는 에드워즈=케리 의원과의 접전이 예상됐던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45%를 득표해 독주함으로써 에드워즈 캠프는 큰 힘을 얻었다.

에드워즈 의원은 "나는 케리 의원처럼 좋은 가문이 아니다. 아버지가 노동자이며 보통 미국인들의 고통을 함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계속 '부자와 가난한 자''굶는 미국 어린이' 등 자극적인 용어를 많이 사용해 언론에선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한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선 벌써 정.부통령 후보로 '케리-에드워즈' 카드를 거론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조 리버먼(코네티컷) 상원의원은 기대했던 델라웨어주에서 11% 득표로 2위를 하자 사퇴, 주자는 6명으로 줄었다. 오클라호마에서 간신히 1위를 한 클라크는 3월 2일 10개 주에서 격돌하는 '수퍼 화요일'까지 버틸지 미지수다. 흑인인 알 샤프톤 목사나 데니스 쿠치니치(오하이오) 하원의원은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는 게 목적이어서 결과와 상관없이 계속 간다는 입장이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사진=시애틀 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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