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마이홈 작전 서울 전세값으로 전세들고 집장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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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서울시내 전세값으로 서울 바깥지역에서 같은 규모의 아파트 전세를 얻는 대신 남는 돈으로 서울시내에 전세를 안고 집을 사두는 내집마련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10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세값의 이상급등으로 서울시내에서 현재와 같은 규모의 아파트 전세를 유지할 수가 없게된 세입자들이 이같은「양다리걸치기 전략」으로 내집을 마련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 극동아파트 31평형에 8천5백만원을 주고전세를 들고 있던 회사원 金모씨는 지난달초 계약만료기간이 될 무렵 이 일대 전세값이 1억원으로 급등하자 경기도 광명시 하안단지내 같은 평형 전세를 5천8백만원에 구하고 이사비용을 뺀 나머지 돈으로 서울 목동신시가지 20평형을 전세로 안고 2천5백만원에 구입했다.
노원구중계동 건영아파트 32평형에 6천5백만원을 주고 세를 살던 李모씨도 올들어 전세값이 7천만원으로 뛰자 의정부시 호원동에 같은 평형을 4천만원에 구한 다음 7호선 전철이 연결되는상계동 주공아파트 17평형을 같은 요령으로 구입 했다.
이에 대해 옥수동 반도부동산 대표 鄭종철씨는『살림을 줄여 가기가 쉽지 않은 우리 주거문화의 특성상 전세값이 올랐다고 해서집을 줄일수는 없기 때문에 목돈을 추가로 마련하든지 전세값이 싼 곳으로 옮길 수 밖에 없다』며『최근의 전세값 급등현상이 집값 상승의 전주곡으로 작용할 조짐이 일자 서울에서 완전히 발을빼는데 불안을 느낀 세입자들이 이같은 양다리걸치기 전략을 펴고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시내 20평이하 소형아파트의 경우 최근들어 전세값이크게 뛰면서 전세값이 집값의 3분의2선에 육박,2천만~3천만원이면 전세를 안고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매기가 되살아날 조짐이 보이자 중형평수 세입자들이 집값 상승때의 안전판으로 전세값을 줄여 집을 사두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집값 상승시에는 서울 바깥지역의 중형아파트와 서울시내 소형아파트의 오름폭이 비슷하지만 매입시 부담은 서울시내 소형아파트가 덜할 뿐 아니라 처분하기가 쉽다는 점도 이같은 전략의 이점으로 꼽히고 있다.
〈李光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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