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는기업문화>下.특성있는 회사이미지로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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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화장지 메이커인 柳韓킴벌리(대표 李鍾大.64)는 매년 봄 식목일을 전후로「우리강산 푸르게 운동」을 벌인다.이행사의 초청대상자들도 앞으로 우리산을 푸르게 가꾸어나갈 주역들에 초첨을 맞춰 젊은 학생층이 주류를 이룬다.
올해로 10년째 이운동을 해오면서 화장지 제조업체보다는 나무를 가꾸고 환경을 보호하는데 앞장서는 기업으로 더 유명해졌다.
이회사는 또 여름에는 설악산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그린캠프를 운영하는등 「유한킴벌리」하면 싱싱한 초록색깔이 연상 된다.나무를원료로해서 화장지를 만드는 제지업체로는 더할나위없이 좋은 이미지를 형성한 셈이다.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메디슨(대표 李珉和.41)은 아이디어와기술하나만을 믿고 시작한 이른바 벤처기업.사장부터 KAIST박사출신으로 엔지니어들이 모여 첨단장치가 요구되는 의료기기를 만들어내고 있다.이 회사에서 만드는 각종 의료기기 는 전세계에 수출되면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고 러시아등지에서는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회사의 기업문화는 창의와 자율성을 존중한다는것이다.사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직원들이 젊고 패기에 넘친다.회사주변의 식당.
카페.레스토랑등과 계약,수시로 드나들 수 있게 하고 있다.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언제든지 돈에 구애받지않고 건설 적인 토론을할 수있는 장소를 제공해 준다는 취지다.
경기도 軍浦의 자동차부품업체인 ㈜崗軫(대표 尹華榮.55)의 자동차도어록 생산라인에는 유난히 여직원이 많다.잔손이 많이 가는 제품 특성상 여성의 섬세한 손길을 활용하기 위해서다.이 회사는 가족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하루종일 공장을 돌면서 윤사장은 여직원들의 등도 두드려주고 더위에 힘들지않느냐는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한다.사장이 말을 걸어오면 직원들 대개는 어려워한다.그러나 尹사장은 이웃집 형님같고 친정오빠같다는게 직원들의 공통된 평가다.이런 분위기로 지난 87 년이후 한건의 노사분규도없었고 인근 타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기회만 닿으면 이회사로옮기려한다.
이들 회사는「환경보호」,「창의적이고 자율적인 연구열기」,「가족적인 분위기」등 나름대로 특징적인 기업문화를 갖고있다.기업문화란 결국 어떤 회사하면 금방 떠오르는 이미지라고도 할수있다.
기업문화의 발상지로 알려진 일본의 예를 보자.일본 혼다자동차의 경우 인간의 개성과 자유 그리고 창의성을 최대의 가치로 강조하는「혼다이즘」을 공유가치로 삼고 있다.이를 중심으로 자율적인 경영과 참여적 경영,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분 위기를 조성해나가면서 기업발전을 이루고있다.
기업문화는 조직의 힘이다.구성원들 사이에 공유된 가치의식의 합의도가 높고 강한 문화를 가질경우 성공적인 대외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조직의 효율성이 높아지게 된다.
구성원의 일체감을 조성하는것은 구성원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이보다 조직의문제를 먼저 해결해야한다.대우그룹기조실 기업문화팀장徐在景이사는『경영의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장기경영계획과 조직진단,개인의 욕구와 직무의 요건이 일치되는 경력관 리제도및 인사.마케팅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고 난후에야 구성원의 마음을 일체감있게 조성할수있다』고 강조한다.
〈李杞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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