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국방회담서 NLL 고수 책임문제 나오면 내가 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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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수(사진) 국방부 장관이 다음달 평양에서 열릴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서 '장관직을 걸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관계기사 6면>

김 장관은 12일 '남북 정상회담 군 후속조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참모들에게 "평양 장관회담에 가더라도 서해 NLL을 사수한다는 군의 입장을 고수하겠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군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장관은 "내가 남북 국방장관 회담에 가서 북한에 유리한 발언을 하면 더 이상 김장수가 아니다"라며 "소신껏 북한과 협상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NLL을 둘러싼 협상과 관련해 책임 문제가 나오면 유니폼이 아닌 내가 진다"며 참모진을 독려했다. 유니폼은 현역 군인을 의미하며 책임 문제가 생기면 민간인인 자신이 장관직을 걸고 지겠다는 뜻이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다음은 관계자들의 말을 토대로 재구성한 김 장관의 발언 요지.

"남북 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주최한 환송 오찬장에서 옆 자리에 앉은 김일철 북한 인민무력부장과 기세 싸움을 벌였다. 김일철 무력부장이 '우리(북한)가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장수(김장수) 장관은 친미주의라는데'라고 나를 놀렸다. 그래서 내가 '나는 친미주의자가 아니라 미국을 잘 아는 용미주의다'라고 대응했다. 계속해서 '나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과 한.미 지상구성군사령관을 지내 미국을 잘 안다. 그런데 미군은 무서운 존재다.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을 두들겨 부수고 정권을 교체하는 것을 보았지 않았느냐. 미국이 전쟁 이후 마무리를 잘 못해서 그렇지, 전쟁은 잘한다. 그러니까 북한도 미국을 멀리하지 말고 친하게 지내 보라'고 말해줬다. 미국을 적대시하지 말라고 한 얘기다. 그러자 김 부장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북한 체제는 내부적으로 경직돼 있는 것 같았다. 정상회담 기간 중 김정일 위원장은 자유로운 듯이 행동했으나 다른 북한 인사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말에 부동자세를 취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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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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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

[現] 북한국방위원회 위원장
[現] 북한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 부장

1942년

[現] 국방부 장관(제40대)

1948년

[現] 북한인민무력부 부장

19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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