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진실 혹은 거짓-CSI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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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호 15면

1. 현장에서 증거를 수집하는 CSI 요원들의 복장에서 각자의 개성이 드러난다.

▶▶ 현실: 과학수사 요원이 실내에 들어갈 때는 반도체 공장에서 입는 것과 비슷한 1회용 종이 방염복(Clean Guard)을 입는다. 현장 훼손과 검시자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마스크와 고글, 두건, 덧신도 착용한다.

2. 용의자나 피해자의 DNA 샘플을 분석기에 넣으면 검사 결과가 금방 나온다.

▶▶ 현실: DNA 결과가 나오려면 보통 12시간이 걸린다. 검사체에서 DNA를 추출하는 데 1~3시간, DNA 증폭에만 3시간이 소요된다. 검사의 공정성을 위해 여러 명의 검시관이 동일시료를 반복해 분석한다.

3. 현장에서 채취한 머리카락 한 가닥으로 범인을 잡는다.

▶▶ 현실: 머리카락이 있어도 모근(毛根)이 붙어 있지 않으면 DNA 분석을 할 수 없다. 머리카락 자체는 유전자정보가 빠진 단백질로만 구성돼 있다. 또 정확한 검사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보통 다섯 가닥 정도가 필요하다.

4. 현장에 있는 옷에 광선을 비춰 타액(침)이나 정액이 묻어 있는지 검사한다.

▶▶ 현실: 자외선 손전등(가변광선기)을 비추면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타액 등을 찾아낼 수 있다. 반드시 암실에서 검사해야 할 필요는 없고, 적당히 어두운 공간에서도 가능하다.

5. 폐쇄회로(CC)TV 화면을 몇 배로 확대하면 화면 속 인물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 현실: 화면을 확대하면 인물의 윤곽이 커지지만 선명도는 떨어진다. 화면을 늘일 경우 화소 간격이 벌어져서 화질이 나빠진다. 실제 CCTV 분석 의뢰의 대부분은 차량번호판 식별을 위한 것이다.

6. 익사자의 손가락 피부를 벗겨 골무처럼 끼고 지문을 뜬다.

▶▶ 현실: 사실이다. 2004년 동남아 지진해일(쓰나미) 때는 물에 불은 손가락을 뜨거운 물에 넣었다 빼면 수축되는 현상을 이용해 지문을 뜨기도 했다. 피부가 바싹 마른 경우에는 주사기로 뜨거운 물을 주입해 지문을 찍는다.

7. 현장에 찍힌 발자국이 범인을 잡는, 결정적인 단서가 된다.

▶▶ 현실: 실제 경찰은 발자국 흔적(족윤적)을 단서로 쓰기 위해 시중에 나와 있는 신발 샘플들을 전부 사진 파일로 확보 중이다. 지문채취와 동일한 방법으로 접착력 있는 투명 유리테이프(전사판)를 이용해 발자국 흔적을 뜬다.

8. 금속이나 페인트 성분을 바로 알아낼 수 있는 현미경을 사용한다.

▶▶ 현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교통공학과에는 페인트·섬유·합성수지 등을 적외선으로 분석하는 장비가 있다. 금속 분석을 위해서는 주사기처럼 꽂아 쓰는 주사형 전자현미경(SEM) 등을 쓰는데, 반도체나 섬유의 성분 확인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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