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성>美법무부 여성파워-리노 장관 비롯 요직 점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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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여성인 재닛 리노법무장관이 이끄는 美법무부에 우먼 파워의 바람이 거세다.클린턴 행정부 들어 여성律士들이 법무부의 핵심 요직을 속속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법조계에 여성의 영향력이 어느때보다 강력하다.워싱턴포스트지에 따르면 美법무부 는 장관과 副장관이 여성일 뿐 아니라 11명의 차관보급중 무려 7명(의회인준 대기자 포함)이 여성들이다.
차관보급인 刑事국장.反트러스트국장.租稅국장.정책개발감독관.對의회담당책임자등이 모두 여성이어서 매주 화요일 오후에 열리는 법무부 확대 간부회의는 한마디로 여성들이 주도하고 있다.
법무부의 여성파워는 지난 70년대부터 계속 상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70년 법무부에 근무하는 여성검사들은 1백34명에 불과했으나 ▲77년 5백24명 ▲83년 1천80명 ▲93년 2천5백37명으로 늘어나 이제는 법무부 검사의 약 3분의 1을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민간 법조계의 약4분의 1이 여성이지만 법률회사파트너로 승진하는 여성의 비율이 남자 10명당 1명 꼴에 불과하다. 이런 점에서 분명히 법무부의 人的구성은 性차별을 깬 한사례로 보여진다.
오늘날 美법무부의 여성파워는 클린턴대통령이 여성들을 요직에 대거 기용한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예전에는 회의에 들어가면 모두 백인남성이고 나만이 유일한 여성이었던 것이 다반사였다』는 레이건행정부의 법무부 형사담당 副차관보 빅토리아 토엔싱여사의 회고와는 천양지차다.
또 지난 70년대 중반만 해도 법과대학원 졸업생의 4%정도가여성이었던데 비해 오늘날에는 여성이 44%를 차지할 정도로 여성의 법조계진출이 늘어난 것도 주요한 배경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여성들이 법무부를 사실상 장악했다고 해서 법무행정에 별다른 차이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형사국 부책임자인 마크 리처드씨는『정책 우선순위의 차이는 性보다는 오히려 공화당정권인가,아니면 민주당정권이냐에 더 많이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법무부 간부회의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회의직전 잠시 한담을 한다 할지라도 모두 업무와 관련된 것이고,법률해석등을 놓고 열띤토론으로 회의가 진행된다고 전했다.
[워싱턴=聯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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