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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업계 최대 수출社 화승실업 공장폐쇄 언저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국내 최대 신발수출 업체로 80년대 전세계 신발시장을 누비던화승실업(대표 徐振錫)이 누적 적자에 따른 경영악화를 이유로 다음달중 국내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화승은 태국의 현지 신발공장은 계속 가동한다고 발표했지만 이번에 문을 닫는 부산공장이 전체 생산의 80%이상을 차지해왔다는 점을 감안할때 사실상 신발사업 포기를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화승의 신발사업 포기가 이미 예정된 사실이었다.
그동안 회사측은 직.간접 루트를 통해 부인해왔지만 내부적으로업종전환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신발부문의 비중을 해마다 줄여 왔다. 화승의 신발부문 포기 배경을 짚어 보면 주문자상표부착(OEM) 생산에 목을 매달고 있는 국내 신발업체들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다.
80년대말 한때 연간 약4억 달러에 달했던 화승의 OEM 주문량은 90년대이후 국내 인건비 상승으로 바이어들이 수입선을 동남아등지로 돌리면서 지난해엔 2억1천5백만 달러에 머무르는등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통시장 본격개방을 앞두고 최대 바이어였던 미국리복社가 최근 결별을 선언하고 나서는등 영업기반 붕괴가 예상되자 업종전환을 결심하게된 것으로 보인다.
화승은 이미 89년부터 사업성이 밝은 포장재 제조업으로 업종전환을 결정하고 충남 아산에 식품포장재(BOPP)공장을 설립하는등 매년 투자비중을 늘려 왔다.
올해 총 1백80억원을 추가투자,아산공장의 생산라인을 기존 2개에서 3개로 늘리고 앞으로 매년 생산능력을 키워 2000년대 포장재 전문생산업체로 성장한다는 장기경영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林峯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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