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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평음악캠프 우아한 산율에 더위도 말끔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오전 6시40분.서울예고 1학년 洪군(16)은 평소보다 일찍눈을 떴다.집에선 어머니께서 흔들어 깨워야 간신히 일어났는데….방안을 둘러보니 3명의 룸메이트 형들은 아직 혼수상태(?)다.지난밤 10시까지 음악회를 보았고 샤워.빨래를 마친뒤 방안에함께 모여선「공포특급」을 얘기하다 늦게 잠들었지.
휴가를 보내고 있는 투숙객들 때문에 오전 7시 이전엔 연습이금지돼 있지만 아침식사 시간인 오전 8시까지 1시간은 혼자 연습 할 수 있는 황금시간.洪군의 마음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대학생 형들과 함께 클라우스 트럼프교수(뮌헨大)한테 레슨을받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야.』 洪군은 간단히 세수만 한뒤 호스텔을 빠져나와 연습실이 있는 타워콘도 2층으로 달려갔다.그러나 벌써 피아노 소리가? 아무렇게나 빗어올린 머리,반바지 차림의 대학생 누나가 연습에 몰두해 있다.연습실을 들여다 보는데도전혀 모른 채….
洪군은 옆방의 연습실로 들어가 자신의 콘트라베이스를 꺼내 정성스레 조율을 시작했다.
용평 뮤직캠프(17~30일)의 하루는 이른 아침부터「음악」으로 꿈틀댄다.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꽉 차있는 강좌,매일저녁 열리는 초청교수들의 연주회 때문에 식사.휴식시간을 쪼개 연습해야 한다.
『교수님들도 얼마나 열심인데요.수업방식도 개성있고.다만 개인연습시간이 부족한게 흠이에요.』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서울대 음대 4년생인 K양(23).한편 바이올린을 지도하는 美 줄리어드아스펜 뮤직페스티벌의 마일스키교수는『아침 일찍 연습을 마치고 식당으로 가는 학생들의 열성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유진 베커교수가 이끄는 비올라,제프리 솔로교수의 클라리넷등 8개부문의 연습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기승을 부리는 더위를「우아하게」씻어낸다.『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음악에만 몰두할 수 있는게 무엇보다 좋아요.』재작년부터 지원해 올해야 참 가했다는경희대 성악전공 S군(24)은『해외 다른 음악캠프처럼 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막상스 라뤼 프랑스 리용 국립음악원 교수는 『참가생등의열의가 대단해 보람을 느끼지만 세계 유수의 음악캠프와 비교할 때 연습공간등 강의시설이 미비하다』면서『앞으로 여건을 개선,세계적인 수준의 용평 음악캠프를 기대해 보겠다』고 말했다.
사진=申寅燮기자 글=李殷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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