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현장>1.日간사이 學硏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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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美.日.유럽.中國등 각국이 21세기에 대비,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정보고속도로」를앞서 건설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은 누가 21세기의 覇者가 되느냐 하는 관점에서 국가의 장래가 걸린 문제로 이 해되고 있다.
각국이 멀티미디어 육성에 다투어 나서는 것에는 정보고속도로의「주역」인 멀티미디어 개발에서 機先을 잡자는 의도가 깃들여 있다.초고속정보통신망과 멀티미디어의 개발에서 자웅을 겨루고 있는 美.日 두 나라의「현장」을 찾아가 본 다.
[편집자註] 일본은 올해를「멀티미디어 元年」으로 선언,官.民이 하나가 되어 이 산업 육성에 전력을 경주하고 있다.지난 8일 간사이(關西)문화학술연구 도시(이하 學硏도시)에서는 일본의멀티미디어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행사가 열렸다.「신세대통신망」(우리나라의 초고속정보통신망에 해당)사업 개막행사가 바로 그것.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로 지휘자.합창단.현악4중주단이 각각 멀리 떨어진 장소에 있으면서도 한 장소에서 연주하는 것과 같은「多地点간 연주회」를 열어 時空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의 새로운 세계를 과시했다.學硏도시내 유일한 대형호텔인 게이한나 플라자의 스미토모 홀에는 70명의 주부들로 구성된 합창단「요우세이타마유라會」가,이 호텔 옆에 있는 신세대통신망실험협의회(BBCC)의 실험동에는 지휘자 야마모토 슈타로가,호텔앞 길건너 1백여m 떨어진 신세대통신망이용 고도화협회(PNES)실험센터에는 센추리최 현악4중주단이 위치했다.이들은 서로 다른 장소에서 대형화면으로 다른 곳의 현황을 보면서 지휘.합창.연주단이 하나처럼 움직였다.통신과 컴퓨터기술 덕분이다.
이「실험」은 이 도시에서 세계 최초로 진행중인 30여가지에 가까운 통신.방송.멀티미디어 실험중 하나에 불과하다.
學硏도시 신세대통신망 실험과 관련 기술을 관리하고 있는 우라카와 가주유키 PNES과장은『여기서 나타나는 기술적인 문제나 이용자들의 요구는 상용서비스에 그대로 반영된다』며 그 성과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 실험은 3년동안 1백90억엔을 투자,일반 가정과 기업으로나눠 각각 거기에 맞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가정용 서비스는우정성 산하 PNES가,기업용서비스는 기업들이 모여 만든 BBCC가 맡고 있다.각각 다른 단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PNES와 BBCC는 한몸처럼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일본의 멀티미디어산업 육성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다.정부 정책을 시행해나가는 손발과 같다.
두 기관은 정부 정책 지원아래 가장 기본적인 광케이블과 영상교환및 전송장치등을 설치,원하는 기업이면 누구나 원격쇼핑.영상전화.전자도서관.다지점 영상회의.시민갤러리.원격교육등 최첨단 뉴미디어를 실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있다.
學硏도시 멀티미디어실험 현장에서 만난 BBCC의 구로가와 마사루 사무국장은『일본 멀티미디어의 기술을 진일보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번 실험의 의미를 설명했다.
우정성은 이 행사에 앞서 지난 92년말 2010년까지 53조엔을 투자해 전국통신망을 완전히 광케이블로 깔아 방송.통신.멀티미디어가 통합되는 정보화사회를 대비하겠다고 밝혔다.이 사업의일환으로 이번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망을 구축하고 관련 응용기술을 개발함으로써 현재 연간 67조엔에 불과한 멀티미디어 시장이 2천10년에는 1백23조엔으로 확대될 것으로 일본정부는 예측하고 있다.새로 창출되는 고용효과도 이 기간동안 약 2백43만명으로 보고 있 다.이같은 시장 규모로 확대되는 기반기술의 종합적인 실험이 이번에 學硏도시에서 시작된 것이다.
세계의 눈길이 간사이 學硏도시로 쏠리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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