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인생기를살린다>3.몸속의 氣는 우주원리와 일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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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80년 5월9일 오전 중국 上海市 제8병원 수술실에서 세계최초의 氣功마취수술이 실시됐다.환자의 몸에 손도 대지 않은채 氣를 보내고 있는 사이 서양의사가 환자의 甲狀腺肥大摘除수술을 진행한 것이다.기공마취는 鍼마취에 이어 세계를 경악 시키는 일대사건이었다.
그나마 鍼마취는 인체의 침자리(穴點)와 經絡說등의 이론적인 뒷받침을 갖고 있는 반면 기공은 아직 검증받지 못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방사하는 外氣로 환자를 마취해 이날 수술을 성공시킨 기공의사 林厚省씨는 이후 상해中醫연구소와 상해서광병원.광동주해병원과의 협력으로 무려 22차례의 외과수술을 성공시켰다.
기공마취수술은 침마취와 마찬가지로 수술중 환자의 의식이 분명해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 뿐만아니라 수술후 회복도 상대적으로빨랐다는 공통적인 결과를 얻었다.
49년 일본 지바의과대학 眼科에서 나가하마(長浜善夫).마루야마(丸山昌朗)두 안과의사는 시신경위축이라는 난치병을 앓고있는 중년남성을 상대로 鍼에 대한 실험을 시작했다.나가하마는 안과의사인 동시에 동양의학에 조예가 깊었고 마루야마 역 시 같은 안과의사이면서 침구에 대한 연구로 이미 명망이 높았다.
***氣功마취 수술 성공 이 환자는 어릴 때 벼락에 감전된 일이 있는데 그때문인지 뛰어나게 예민한 감각을 갖고있었다.침을꽂으면 그 울림이 몸속으로 퍼져가는 것을 느낄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각각의 經絡을 조사하기 위해 손목과 발목에 있는 12곳의 經穴에 각각 침을 꽂아두고 울림이 퍼져나가는 곳을 피부에서 더듬어 나갔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古典醫書에 나오는 그림및 설명과 거의 흡사한 경락의 흐름을 나타내고 있었다.물론 환자는 동양의학을 아는바도 없고 경락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 연구결과는 곧바로 동양의학의 발원지이면서도 실용성에만 치중하느라 기본이 되는 경락의 입증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하던 중국에 큰 충격을 주게됐다.중국은 곧바로 대대적인 연구에 돌입,79년『經絡敏感人』(北京人民衛生出版刊)으로 정리 해 출판하기에 이르렀다.
氣는 단순히 동양철학에서 등장하는 관념적 思惟의 대상이 아니다. 중국식 우주관 또는 세계관을 卽物的으로 설명할 뿐아니라 그것을 의학에 도입,실용화함으로써「氣의 실천학」이라 할수 있는의학을 呪術的 차원에서 학문적 차원으로 한단계 끌어올렸다.
***학문적 단계로 발전 「천지만물이 생성되기전의 세계인 太虛는 비어있으면서도 비어있지 않다.虛는 곧 氣이기 때문이다.즉氣란 카오스를 구성하는 존재로서 코스모스를 잉태하는 元素같은 에너지다.따라서 비어있고 고요한 것이 氣의 體요,움직이고 흩어짐은 氣의 用이다.여기에 陰과 陽이라는 대칭개념이 도입되고 다시 木.火.土.金.水라는 다섯종류의 사물로 상징되는 관념적 속성(五行)이 서로 돕고(相生)서로 억제(相剋)하는 연쇄적 관계속에서 우주의 생성및 소멸이 이뤄진다」는 것이 철학적인 개요 다. 이같은 논리는 의학적인 견지에서 그대로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코스모스를 탄생시킨 우주의 숨결이 바람이라면 호흡으로 생명을 유지하는「사람의 몸」역시 작은 우주라는 생각에서다.
철학자들은 여기서 天人合一이라는 개념을 추출해내기도 한다.
그러나 의학에서는 사람의 몸을 心.肺.脾.肝.腎이라는 五臟과膽.胃.大腸.小腸.膀胱.三焦등 六腑로 구분하고 臟腑의 기능은 장부의 氣에 의해 발생한다는 臟象學說을 대입했다.
사례1은 氣의 크기와 흐름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이를 통해 다시 인체의 부위별 기능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약물의 도움없이 氣만을 이용해 인체에서 통증을 느끼는 신경체계만을 별도로 분리해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함으로써 이를 계기로 氣의 본질을 파악해 현대의학에 이용하려는 연구가 각국에서 시작됐다.
전문가가 방사하는 外氣와는 별개로 살아있는 개개인의 내부에서흐르거나 멈춰진 상태로 존재하는 기는 多種.多樣한 형식으로 설명된다. 그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기를 元氣(元陰.元陽을 포괄한다는 뜻)또는 眞氣.生氣라 하는데 크게▲태어날때 부모로부터받은 精氣▲음식물의 에센스에서 얻는 水穀之氣▲호흡을 통해 출입하는 呼吸之氣등 세가지로 구성된다.
특히 살아있는 동안 끊임없이 昇.降.出.入이라는 4가지 방식을 통해 전신을 운행하는 氣는 흐르거나 머물러 있으면서 인체조직의 생리현상및 활동을 주관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호칭으로 불린다. 우선 기의 가장 중요한 통로로,말하자면 고속도로격인 經絡을 따라 흐르는「經絡之氣」가 있다.
***陰陽五行으로 설명 경락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 피부通電抵抗실험 결과 일본의 良導絡이 경락과 가장 가까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사례2는 지극히 원초적인 방법으로 어떻게 경락이 발견되었는가를 밝히는 단서가 될수도 있다는 가능성때문에 그 가치를인정받고 있어 빈번하게 소명자료로 이용되고 있다.
다음으로 臟腑의 기능상 원동력인「臟腑之氣」,장부지기중 특히 脾胃之氣를 中氣라 하여 중요시하는데 바로 이 중기에서 營氣(혈액과 함께 혈관속에 흐른다),衛氣(혈관밖으로 나와 흐른다)가 생겨난다.그밖에 수곡지기와 호흡지기가 결합해 가슴 속에 축적되어 있는 기를 宗氣라 부르기도 한다.
이들은 서로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상호간에 영향을 미치는데 陰陽五行의 원리와 法理로 설명되고 있다.
〈金仁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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